오늘날 한국의 민족종교 가운데 水雲(수운) 최제우선생을 교조(敎祖)로 받드는 천도교와 火雲(화운) 강증산선생을 교조로 받들고 있는 증산도 및 대순진리회는 서로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모르고 포교와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교조이신 수운선생과 화운선생이 이 땅에 무극세계이며 불로불사의 지상선국(地上仙國)을 이루려는 하나님의 역사(役事) 과정에서 어떤 위치에 있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이 신앙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경전 즉 수운선생의 유록인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그리고 화운선생이 남긴 대순전경 그 경전들 속에 들어 있는 天機(천기)의 용어들을 전혀 해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그 경전들 속의 천기들은 때가 이르기 전에는 드러낼 수도 또 드러나서도 안되는 하늘의 극비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나 분명한 것은 수운선생과 화운선생은 별개의 교리를 설파하신 것이 아니며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이제는 서로를 분명하게 알아야 할 때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같이 마치 적대적인 관계로써 서로의 영역을 넓히려는데 안간힘을 쓸 때가 아닌 것이다. 이제는 서로 손을 굳게 맞잡고 이 땅에 地上仙國(지상선국)을 이루려는 두 분 교조의 참뜻을 실현시켜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정말 수운선생과 화운선생은 하나로 일관된 하늘의 목표, 하나로 일관된 법통을 이어 받아 역사하신 것이 사실인가? 그 증거들은 무엇인가?

첫째, 화운선생은 수운선생이 처음으로 천명한 무극대도와 불로불사의 시대가 온다는 사상을 그대로 이어받아 가르쳤다. 대순전경 3장 4절 ‘선생이 형렬다려 일너 가라사대 이제 말세를 당하야 압흐로 무극대운이 열니나니 모든 일에 조심하야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죄를 멀니하야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에 참여하라. 나는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야 조화로써 천지를  개벽하야 불로불사의 선경를 열어 고해에 침륜한 중생을 건지리라 하시고…’

둘째, 화운선생은 자신이 수운선생의 대(代)를 이어 역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① 대순전경 4장 14절 ‘東學信者(동학신자)간에 최수운이 갱생(更生)하리라고 전하나 죽은자가 다시 사라오지 못하는 것이오 내가 곳 代先生(대선생)이로다. ② 6장 16절… 그 후에 [全州銅谷解寃神, 慶州龍潭報恩神]이라 써서 형렬의 집 壁上에 부치시니라.(화운 강증산선생과 수운 최제우선생을 가리킴)

셋째, 수운선생의 시천주주(侍天主呪)를 증산선생은 자신의 제자들에게 항상 묵송하도록 가르쳤다. ① 대순·4장 45절 “경석, 내성에게 侍天主呪(시천주주)를 脣舌不動(순설부동)하고 만히 묵송하라 하시니라.” 脣舌不動(순설부동)이란 입술과 혀를 움직이지 말고 마음으로 외우라는 뜻이다.

형식적인 기도가 아니라 지극한 정성을 가지고 외우라는 의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하나님의 근본 목적이 그 기도문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6도 금운에서 자세히 설명)  

② 4장 46절 “그 글이 낫허나면 세상이 다 알이라 하시고 至氣今至願爲大降(지기금지원위대강) 無男女老小兒童詠而歌之(무남녀노소아동영이가지) 是故永世不忘萬事知(시고영세불망만사지)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해석:‘지극한 기운(至氣)이 이제 이르러 크게 강림하시기를 기원하나이다. 이것을 남녀 노소 어린아이를 가리지 말고 이를 읖조리고 노래하라.

그러므로 영원세세토록 萬事知(만사지)를 잊지 말라. 천주(하나님)를 모시면 조화가 정해지나니 영원세세토록 萬事知(만사지)를 잊지 말라.’

화운선생은 萬事知(만사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그 의미를 가르쳐 주지 않은 채 수운선생이 남긴 侍天主呪(시천주주)를 끊임없이 외울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다. ③ 海印을 주겠다 함. 4장26절 ‘형렬을 도라보시며 가라사대 잘 믿는 者에게 海印을 傳하여 주리라 하시니라.’ 잘 믿는 자에게 海印(해인)을 주겠다는 이 海印(해인)은 화운선생이 처음으로 말씀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이미 수운선생께서 언급하신 것을 이어 받아 다시 말씀하신 것이다.

용담유사 安心歌(안심가)에 ‘한울님 하신 말씀 지각없는 인생들아 三神山(삼신산) 不死藥(불사약)을 사람마다 볼까보냐’ 위의 내용 가운데 삼신산 불사약이 바로 海印(해인)이기 때문이다.

격암유록 海印歌(해인가)에 보면, ‘秦皇漢武求下 不老草不死藥어데잇소 虹霓七色雲霧中에 甘露如雨海印이라. 火雨露三豊海印이니…’ ‘진시황제와 漢의 武帝(무제)가 구하던 (삼신산) 불노초와 불사약이 어데 있는가? 무지개 일곱 빛깔 같은 구름과 안개같은 속에 비와같이 내리는 단 이슬이 감로이다. (이 감로는) 불과 비와 이슬같은 세가지 풍성함이니 이것이 海印(해인)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海印(해인) 역시 수운선생의 말씀을 이어받은 것이다. 셋째, 자신이 火雲임을 밝힘- 13장2절 ‘또 가라사대 나는 곧 三離火로라’ 이미 앞에서 하나님의 역사는 문왕팔괘 속에 숨겨져 있는 五行(오행)의 生成(생성) 순서인 水火木金土(수화목금토)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을 말한 바 있다.

그러므로 화운선생이 자신을 三離火(삼리화: 복희팔괘 속에 있는 동방괘)라고 한 것은  자신의 위치가 水雲(수운)의 역사를 이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五行(오행)의 순서에 따라 다음 출현할 인물에게 넘겨 주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화운선생 자신은 무엇을 남겼는가?* (다음호에 계속)   김백두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