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도령이 위대한 것은 대륙으로 덮친 태풍을

약화시켜 환경정화역할로 이끄는 동시에

인명과 벼농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혜와 실력이다

유대민족이 로마의 식민지 치하에 있을 때, 유대나라를 해방시켜줄 메시아의 강림을 염원하였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일제치하에 있을 때,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줄 정도령 출현을 고대하였다. 그런데 ‘정도령’이라는 인물은 민중설화에 의해서 구전으로 전승되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아니다. 서양을 대표하는 노트라무스 예언서와 쌍벽을 이루는 동양 최고의 격암유록 예언서에 적힌 대로 삼신이 합일되어 인간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와서 인류를 구원하는 실존체이다.

진짜가 나오기 전에 가짜가 먼저 나와 이 세상에서 판을 친 까닭에, 정도령의 진리말씀이 사람들에게 잘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정도령은 말씀이 참이라는 것을 믿어달라는 방편으로 풍운조화를 행하게 되었다. 원래 성인은 도술 따위를 행하여 인생들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자신의 도력을 뽐내지 않건만, 부득불 정도령은 5대공약을 내세워 올해로 25년째 해마다 약속을 지킴으로 전지전능자라는 것을 몸소 알려왔다. 최근 고르바초프(31년 신미생)가 중국의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련 해체를 후회한다’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것을 볼 때, 이것은 고르바초프 자신의 맨 정신으로 공산주의를 해체한 것이 아니고, 정도령께서 당신과 생김새가 비슷하고 동갑내기를 내세워 공산주의를 없애겠다는 공언대로 정도령의 분신이 공산주의자들의 마음을 변화시킨 증거이다.   

그리고 정도령의 5대공약 가운데 태풍을 막고 장마를 못 지게 하는 것은 풍년을 위한 기상조건을 충족하는 부수적인 공약에 불과하다. 정도령께서 ‘남한 쌀농사가 한해 3천만석만 초과하면 풍년이다’고 기준까지 임의로 정해주신 적이 있다. 이번 태풍 `에위니아'를 정도령이 왜 막지 못했느냐고 배도(背道)한 신자들 가운데 딴지 거는 모습을 볼 때, 이들은 귀가 있어도 정도령의 말씀을 듣지 못한 귀머거리이다. 꼬투리를 제대로 잡으려면 올해의 풍년여부를 놓고 따지는 것이 덜 어리석어 보일 것이다.

태풍의 발생은 바다를 가열하는 태양에너지에서 비롯된다. 태양빛은 생사가 있는 이 세상의 빛인 고로 마귀의 빛이다. 정도령의 중성광(감로해인)에 의해서 수년 안에 태양빛이 소멸되고 생명의 빛으로 가득 찬 신선세계가 된다. 그 세계로 바뀌는 과정 중에 인간이 배출하는 쓰레기는 산이나 강이나 바다에 넘쳐 언제 어느 순간에 치명적인 괴질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가 되었다. 이런 쓰레기를 청소하는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도 있다.

그러한 태풍은 여름철 해수면 온도를 낮추어 어장에 있는 고기가 고온으로 폐사 당하는 것을 면하게 하고, 또한 농사가 잘 되게 논밭을 뒤집어엎듯이 바닷물을 뒤집어 건강하게 하며 적조를 퇴치한다. 이렇게 비를 몰고 오는 태풍은 극심한 가뭄도 해갈해주는 까닭에 ‘효자태풍’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것이다. 정도령이 위대한 것은 원자폭탄의 1만 배에 달하는 힘을 가진 태풍의 진로를 지그재그로 꺾는가 하면, 대륙으로 덮친 태풍을 약화시켜 환경정화역할로 이끄는 동시에 인명과 벼농사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혜와 실력이다.

정도령이 태풍을 막지 않는다면, 전선줄이 끊어지고 암흑천지가 될 것이며, 인명피해와 도로유실 그리고 건물파손과 흉작으로 지금까지 쌓아 올라가는 경제성장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한편 미일, 중러 4대강국의 이권다툼에 한반도 전쟁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늘 긴장 가운데 사는 한국인에게, ‘남북전쟁을 못 일어나게 하겠다’고 약속한 정도령의 말씀 또한 너무나 고맙게 여겨진다.*   법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