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생로병사의 비밀>

다음은 2004년 10월 26일, <KBS 생로병사의 비밀>의 ‘자연이 준 보약' 시리즈 중 물, 공기에 이은 제 3탄  ‘햇빛, 하루 15-30분간 일광욕을 즐겨라' 편에 대한 방송 내용이다.

수 천 년 동안 동서양을 통틀어 영원불멸의 상징으로 최고의 숭배의 대상이었던 태양. 그런데 20여년 동안 햇빛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63세의 유씨는 햇빛 아래 나서는 것이 너무도 괴롭다. 젊은 시절 건설관련 일로 야외활동이 많았던 그의 지나친 햇빛 노출이 현재의 지독한 피부염의 원인이 되고만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지만 미국의 경우는 전체 암 발병률 1위가 바로 자외선이 원인인 피부암. USC대학병원 피부과 한리교수는 “반드시 어릴 때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합니다. 다량의 햇빛 노출과 그것으로 인한 피부 손상의 80% 이상이 20세 이전에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골다공증, 골연화증, 구루병 등 햇빛 부족으로 뼈가 무너지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25살 이수진 씨는 발가락이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심각한 골다공증으로 판명되었다. 실내에서만 생활하여 햇빛 쬐는 양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햇빛 결핍이 골다공증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칼슘 흡수에 관여하는 비타민 D 합성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바로 자외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타민 D가 부족하면서 칼슘섭취마저 부족할 경우는 더욱더 골다공증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데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20-30대 젊은 남녀에게도 골다공증이 급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햇빛은 비타민 D 생성 외에도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위도상 가장 북쪽에 위치하여 일조량이 적은 기상 여건 때문에 생긴 핀란드의 햇빛 병원과 햇빛 까페에서는 햇빛에 가까운 인공 햇빛을 쬐게 하여 우울증 및 수면장애를 치료하고 있다. 왜냐하면 햇빛의 양을 늘리면 마음을 안정시키고 엔돌핀을 촉진시키는 천연 항우울제인 세로토닌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 산타바바라에 있는 <건강과 빛 연구소>에서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빛 결핍을 경고한다. 켄시더 소장은 “인체내의 빛 결핍은 비타민 D 부족 뿐 아니라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미국 암학회는 2002년 논문에서 자외선 B가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의 위험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광원에 따른 쥐의 수명 연구결과에서도 형광등 불빛에서 자란 쥐에 비해 햇빛에 의해 자란 쥐가 2배 이상 수명이 길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좋은 햇빛도 함부로 쬘 수 없다는 데 있다. 오전 11시에서 2시까지가 자외선 양이 최대. 피부암과 피부노화방지를 위해서는 이 시간을 피해야 하는데 바로 이 시간 조사되는 햇빛에서 비타민 D가 가장 많이 생성된다. 즉 이 시간은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유익한 시간인 것이다. 그렇다면 햇빛이 우리 몸에 보약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떻게 얼마나 쬐야 하는 것일까?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정오를 기준으로 15분에서 30분 정도 햇빛을 쬐는 것이 인체에 가장 좋다. 왜냐하면 과도한 햇빛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며 몸에서 필요한 햇빛의 양을 초과하는 순간부터 피부에 위험이 가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대로 햇빛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15분에서 30분 정도는 선크림을 바르거나 긴 옷으로 가리거나 모자를 쓰지 않고 가능한한 피부를 많이 노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