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TV 특종 놀라운 세상>

다음은 지난 3월 14일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에 ‘새어머니의 40년 내리 사랑'이란 부제로 방송된 감동적인 사연이다.

지금으로부터 42년전 영숙씨는 6살 때 친모를 여의고 계모의 손에 자랐다. 그런데 그 계모는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온 것처럼 어린 영숙을 심하게 구박했고 그것도 모자라 재산을 몽땅 가지고 도망가버려 집안 형편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게 되었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아버지는 또다시 한 낯선 여인을 데리고 나타났다.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가족에게 정성을 다하는 새어머니의 모습에 굳게 닫혀진 영숙의 마음은 열렸고 가족은 웃음을 되찾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불행이 찾아왔다. 어느 날 마루를 걸어나오던 영숙이 발을 헛디뎌 그만 한쪽 다리를 심하게 다치고 만 것이다.

다행히 뼈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동네 의원의 말에 어머니가 집에서 돌보게 되었는데 가족들이 모르는 사이에 영숙의 다리 상태는 점점 심각해졌고 간호하시던 어머니가 놀라 황급히 큰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의사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듣게 되었다.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내버려두셨나요. 골수염이 아주 심각합니다. 다리가 썩어서 절단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그러나 새어머니는 금지옥엽과도 같은 자신의 딸, 영숙을 불구자로 만들 수는 없다며 한사코 절단만은 안된다며 만류했다. 그리고 반드시 자신이 구할 거라면서 그때부터 새어머니는 영숙의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영숙의 병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점점 악화만 될 뿐이었다.

자신의 다리를 잘라 자신의 딸에게 붙일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의 다리를 자르겠다던 어머니, 이런 어머니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

여느 때처럼 딸을 위해 약초를 캐고 돌아오는 길에 새어머니는 함께 걱정하던 동네 사람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자네 이런 말 들어봤나? 옛날부터 뼈 다친데는 호랑이 뼈가 최고라고. 그런데 그 보다 더 좋은 게 사람 뼈래….”

그날 밤, 어머니는 괴로워하던 딸을 보면서 무언가를 결심한 듯 집을 나섰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공동묘지, 바로 자신의 친정 어머니의 무덤 앞이었다. 하지만 차마 패륜을 저지를 수 없었던 어머니는 무덤 가에 쓰러져 한참을 울다가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산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그녀의 눈앞에 선명히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수많은 뼈들이었다.! 비록 죽은 말의 뼈였지만 그녀는 정성을 다해 뼈를 고아서 그 물을 딸에게 먹였다. 그러나 그 약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영숙은 그 약을 먹은 후 엄청난 고열에 시달렸고 며칠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숙의 가족은 실로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어린 영숙이 방문을 열고 멀쩡하게 걸어나왔기 때문이다. “엄마, 나 이제 걸을 수 있어.”

이러한 사연을 불과 10년 전에 알게 되었다는 영숙씨, “엄마가 그렇게까지 나한테 정성을 쏟았구나. 엄마가 그 사실을 털어놓는 그 순간에는 엄마도 울고 저도 울고 그렇게 서로가 울었어요.”

새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이 만들어낸 놀라운 기적, 평생을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그 사랑을 영숙씨는 죽어서도 가슴에 담겠다고 한다.*  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