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의 제112장 제2절에는 ‘알라는 스스로 존재하시며’란 구절이 있다. 또 제42장 11절에는 ‘그분(알라)과 닮은 것은 아무것도 없나니’라는 귀절이 있다. 이 구절에 의하여 무슬림들은 위대한 알라를 사람의 손으로 묘사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알라는 스스로 존재하는 초월적 존재로서 형체가 없으므로 종이에 그려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만 두고 보면 죽은 예수의 초상이나 ‘저주의 십자가(갈라디아 3:13)’를 우상화하는 기독교보다 훨씬 우월한 가르침이 코란에 있다.

이번 일련의 사태는 일천여년 전의 ‘십자군 전쟁’을 연상케 하고 있다. 십자군 전쟁이란  11세기 말부터 13세기까지 8차례 이상에 걸쳐서 서유럽 그리스도교도가 동유럽, 중·근동 각지를 향해 실시한 군사원정을 총칭하는데 참가자가 의복에 십자가 표지를 붙인 것에서 13세기 후반부터 십자군이라고 한 것이다.

성지 탈환이라는 명분으로 벌인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지만 무슬림에 대한 기독교의 편견이 그 배경이며 힘을 키운 유럽이 당시 중동이 장악하고 있던 유라시아 상권을 빼앗으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으로 종교의 허울을 쓰고 벌인 역사상 가장 잔악했고 허위로 가득 찬 전쟁이라고 보는 것이 대세다.

그런데 그 십자군 전쟁은 작금의 중동사태와 매우 닮아 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기독교계의 서방은 여전히 무슬림에 대한 우월감과 편견에 젖어 있다. 다행히 로마 교황청은 천년 전과는 달리 ‘폭력사태는 유감이지만 표현의 자유에는 종교적 신념을 공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지극히 타당한 코멘트를 내놓았다.

‘표현의 자유로 신도 풍자할 수 있다’는 유럽 언론들의 오만함이 예수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수차례 보아왔다. 비록 극단적인 소수라고는 하나 왜 무슬림이 거대한 미국에 대항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테러분자들이 귀중한 자기 목숨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이유를 알아보아야 한다.

무슬림들에게는 무하마드는 신성불가침이다. 무슬림들은 매일 5차례의 기도를 올리며 1천400년전 무하마드가 생전에 말하고 행한 바를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실천한다. 서방권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상대 문화의 존중이 이뤄지는 범위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유럽 언론의 전향적 대응을 주문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