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무진(22세)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역곡 구제단에 만 네살 때 처음 나오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은 제단에서 놀고 보고 배우고 들으면서 자랐는데 승리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여러 가지를 배웠습니다. 또 집에서도 부모님은 항상 제단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에 당시 제단의 교리를 당연한 도덕으로 여기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학교에 가고 새로운 세상의 학문을 배우면서 학교 선생님께서 옳다고 말하는 것과 제단에서 옳다고 말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을 받아드려야 하는 나이에 전 자연스럽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 궁금한 것을 주변에 물어보고 또 아버지에게 물어보면서 제 나름대로 두 가지를 비교하며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도 제단 교리가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보니 ‘세상에서 배우는 학문을 열심히 배워보아야 틀린 학문이라면 배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업에 상당히 흥미를 잃어버렸습니다. 제단만 열심히 다니면 되리라는 생각을 갖고 지내던 중 주님께서 옥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또 아버지도 같이 옥에 가시니 저는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옳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다 잘못된 것인가?’ 만족스러운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저에게 주어진 정보가 너무 적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제가 단순히 제단의 교리를 ‘그렇다고 하니 그렇구나’란 식으로 받아드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 스스로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더욱이 세상의 학문에 대하여도 거의 ‘틀렸다고 듣고 틀렸구나’란 식으로 받아드린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내렸던 결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제 마음속에 있었던 거죠. 그래서 양쪽 모두 제가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 사이에 입을 닫고 저를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떤 마음을 갖는지를, 또 저 역시 그들 사이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며 행동하는지를 침묵 속에서 조용히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세상의 학문이 어떤 것을 지양하고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알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학문을 공부할수록 실망감만 들었습니다. 어릴 적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던 절대적이라고 말하던 여러 학문들이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대다수의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학문일 뿐 그런 학문들은 해결되지 못한 논리적 모순점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직도 시비를 가리는 중이고 그에 반하는 다른 학문들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심리학도 물리학도 대다수의 학문들의 끝은 언제나 한계성이 있었으며 완성이라 할 수 있는 현재 학문은 없다는 것을, 또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도 없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니 삶의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습니다.

어떤 행동 하나도 의미를 가질 기준을 갖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병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죠. 더욱이 제단 상황변화의 충격으로 저는 더 이상 아버지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제단을 쉬는 것은 제단의 교리가 틀렸다는 결론으로 받아드렸죠.

아버지와의 사이는 더욱 악화되어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제단으로부터 또 제단의 교리로부터 단순히 도망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망친 곳에서도 언제나 실망과 허탈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현재에 대한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하여 지쳐갈 때 아버지가 다시 제단에 나가시고 나머지 가족도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지만 차츰 거부감은 사라지고 제단에 열심히 나가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가족 모두 주님을 접견할 기회를 갖게 되었고 전 그때 마음속으로 ‘주님이 저에게 답을 주세요. 존재하는 의미에 대한 답을 주실 수 있나요?’ 라고 묻고 있었습니다. 그 후 아버지와의 관계도 좋아지면서 제단의 교리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심리학도 물리학도 불교, 기독교 등 막연했던 연결고리가 새롭게 이해되었습니다. 특히 저의 경우 심리학과 물리학이 교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단 교리를 새롭게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단을 쉬던 몇 년은 제단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주님께서 보여주신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제단에 다시 돌아와서 한동안은 그 동안의 세상의 습관에 젖어 있어서 마음도 몸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단에 다시 나오긴 했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를 정리 못하고 대학 새내기라 술자리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번은 교수님과의 술자리에서 정말 술을 많이 마시고 다음날 술병이 나서 괴로워하며 제단 예배를 보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일요일 대예배 중에 속이 너무 아파서 화장실에서 속을 개워내고 힘이 쭉 빠져서 예배실로 들어올 때였습니다.

너무 죄송했지요. 비디오 예배였지만 갑자기 제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주님말씀이 “이제 속 시원해?”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속이 편해졌습니다. 전 속으로 ‘예, 속 시원합니다. 주님 죄송해요.’라고 대답했는데 또 이번에는 “이젠 다시 그러지마, 알았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전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죄송스럽기도 해서 그날 예배를 울면서 드렸습니다. 

지금은 세상 친구도 안 만나고 술도 안 마시지만 여전히 고집 부리며 하루에도 많은 죄에 넘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질 때면  지금 제가 예배드릴 수 있는 제단의 방석 한 장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그동안 하나님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 생각합니다.

전도관에서 박태선 장로님이 하나님의 사정 때문에 전도관 식구들에게 역곡으로 가라는 말은 못하고 전도관에서 나가라고 몽둥이를 들고 내치실 때 얼마나 슬프셨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하나님에게 한 평생 충성한, 사랑스러운 자식들인데 얼마나 괴로웠을까. 또 그렇게 믿고 따르던 하나님의 사람이 저렇게 나오시니 한 평생 충성하던 사람들은 얼마나 실망하고 슬펐을까. 모두 마귀를 속이고 하나님의 승리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비단 전도관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이어오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지금의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거지요. 이 방석 한 장의 자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맺힌 희생으로 만들어진 자리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런 소중한 자리를 주셨으니 우리 모두 기필코 이긴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정리 이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