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 작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종교인들이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종교인들(도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러한 흐름을 ‘시대적 요청’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민족이 세운 최초의 국가인 단군조선에서는 신선도(神仙道)의 수련이 생활화 되어 있었다. 전 국민이 정신과 육체를 함께 수련하는 신선도에 정진하였으며 신선도의 정신은 국내는 물론 국제관계를 유지하는 원리가 되었다. 단군조선은 도인정치였으며 제정일치(祭政一致)였다.

단군조선의 국민들은 천손민족사상에 젖어 있었는데 ‘천손(天孫)’이란 이 지상의 뿌리 민족, 지도자 민족, 최상의 민족이라는 의미였다. 이러한 천손민족의 생활 속에 뿌리깊게 전해져 내려온 사상이 곧 신선도 사상이었다.

단군조선에서는 이러한 신선도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주변 무도국(無道國)의 무도자들에게 홍익인간, 제세이화의 정신을 전수해주고 이를 받아들여 나라를 잘 다스리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였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부득불 창검으로 다스렸다.

불가피하게 전쟁을 수행하게 될 때  그러한 무도한 나라를 하늘을 대신해서 정벌한다 하여 군사를 천군(天軍)이라 했으며, 행군할 때는 참나(본성)를 되찾는 ‘아리랑(我理朗-나를 찾는 즐거움의 노래)’의 구도가를 부르며 행군했다. 그처럼 큰 도의 기준을 지니고 전투에 임했기 때문에 전투마다 연전연승이었던 바 천손민족 우리 조상들은 지나족이나 주나라 등을 무도한 야만인으로 간주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수천 년이 흐르는 동안 어느덧 ‘도인이란 세상사에는 상관치 않고  은거생활을 하는 사람’들로 이해되어 버렸다. 그런 경우의 예로 조선의 3대 기인(奇人)으로 꼽는 김시습, 정북창, 토정 이지함 등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때를 잘못 만난 탓에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한 것이지 처음부터 은거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았음이 관련된 일화들에서 드러나고 있다.

진정 도력이 높은 도인들이 현실정치에 나선다면 세상이 맑고 밝아질 것은 분명한데 고조선 이후 도인들이 표면에 나서기를 기피했던 것은 자신들이 나서도 이 세상의 근본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도리어 자신들의 도가 악용될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그리되면 타인을 구제하기는 커녕 자신 한 사람의 온전함 마저도 확보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성자께서 출현하셔서 그의 전지전능으로 개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마을마다 촌촌마다 승리제단을 세워야 하는 우리에게 정치는 ‘강 건너 불’이 아니라 ‘필연’이 되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근숙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