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은 유엔이 정한 사형제 폐지의 날이었다. 마침 이날을 맞아 전세계적으로 사형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마약 400g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계 호주 청년 응웬 떵 반(25)이 호주 총리를 비롯한 각계의 청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형당한 사건이 있었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국가에 반란을 일으킨 것도 아닌데 겨우 마약 조금을 소지하였다고 사형을 집행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1976년 사형제도 부활 이후 1000번째 형 집행이 이뤄졌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센트럴 교도소에서 1988년 전처와 장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케네스 리 보이드(57)가 독극물 주사를 맞고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미국에서 사형제 폐지 논란을 일으킨 1000번째 형 집행 이후 이어서 노벨평화상 후보로 5번이나 추천되었던 전 갱두목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51)가 사형 처벌되고 말았다. 전직 보디빌더이자 흑인갱단 설립자에서 반폭력 운동가로 변신한 사형수의 감형 탄원이 끝내 보디빌더 출신 주지사에 의해 거부돼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어떤가. “너무…너무 오래…걸렸다.” 30년 만에 밝혀진 진실 앞에서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내뱉은 말에서 사형제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유의원은 지난 1975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인혁당 사건의 주범들을 대법원 사형판결 15시간만에 형을 집행하는 신속성을 보였는데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발생한 인민혁명당(인혁당) 및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 사건은 국가 권력자의 자의적 요구에 따라 수사방향이 미리 결정, 집행된 사건”이라고 밝힘으로 유인태 의원을 비롯하여 인혁당 사건과 민청학련에 관련된 인사들의 명예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유의원은 사형제의 폐해가 바로 이것이므로 이처럼 억울한 피해자를 만드는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미 사형제 폐지법안을 국회에 상정해 놓은 상태인데 앞으로 어떤 결론이 날 지 궁금한 일이다.

사형제에 대한 각 종교계의 주장은 대개 사형제의 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유독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에서만 사형제의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사형은 비성경적이라는 논리이다. 이에 반해 KNCC는 “한기총의 주장은 반성서적인 궤변”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기실 성경의 근본이 생명존중이며 살인을 금하고 있는 십계명에 의해서라도 사형은 하나님의 율법에 반하는 비성경적인 죄악이다. 사형제를 폐지하지 아니하면 삼위일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없다고 구세주 조희성님은 경고하였다.* 김종만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