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의 존재 이유 

지난호에서 본 것처럼 성경, 불경, 격암유록 등 각종 경전과 예언서에는 하나같이 하나님에게는 비밀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에게 비밀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놓고 그 입장과 그 배경을 추론해 보면, 하나님에게는 아래와 같은 상황이 존재한다.

첫째, 하나님에게는 상대자가 있다. 왜냐하면 비밀이란 반드시 상대자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비밀이란 어휘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그 상대자와는 적대적인 관계이며, 쉽게 말해서 원수관계이며 전쟁관계임을 알 수 있다.

셋째, 그 상대자는 신적(神的) 존재이다. 하나님이 신(神)인고로 그 상대자도 신적 존재임이 틀림없어야 되는 것이다.

넷째, 그 상대자는 결코 시시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힘과 지혜와 능력면에서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당한 존재, 다시 말해서 하나님으로서도 당장 쉽게 제압할 수 없는 막강한 상대라는 것이다.

다섯째, 당장 상대를 제압할 수 없는 하나님은 긴 시간을 두고 상대를 제압할 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치밀하고 빈틈없는 계획을 세우셨던 것이다.

여섯째, 그 계획은 필요한 시기가 오기 전에는 절대 상대에게 누설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보안이 되고 감추어져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막강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세워놓은 비밀한 하나님의 계획, 그래서 천기(天機)이다. 천기라는 말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상황과 조건이 성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적대적인 상대, 그 원수는 누구인가? 각 종교는 그 어휘만 조금씩 다를뿐 그 존재를 ‘마귀(魔鬼)’라고 말하고 있다.

태초에 마귀에게 패한 하나님 

일반 종교들 특히 기독교에서는 마귀란 하나님의 여러 천사들 가운데서 한 천사가 하나님을 배반했는데 그 배반한 천사가 마귀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기독백과사전 참조). 마귀의 존재에 대하여 몰라도 너무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모순성에 대해서는 기회 있는 대로 뒤에 설명하기로 한다.

기독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종교들이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존재로, 마귀는 하나님에 비해서 힘없고 시시한 존재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예언서 격암유록에는 하나님과 마귀의 관계를 실제 상황 그대로 여과없이 기술해 놓았다.

격암유록 桃符神人(도부신인)편에는 놀랍게도 태초에 하나님이 마귀와 싸워 패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天地相爭混沌時(천지상쟁혼돈시)에 天神負(천신부)이 地鬼勝(지귀승)을 此然由(차연유)로 因(인)하여서 勝利者(승리자)의 노름으로 天地反覆(천지반복)할일업서 地上權(지상권)을 일엇다네, 鬼神世上(귀신세상)되었으니…” 태초에 하나님(天)과 마귀(地)가 서로 싸우는 혼돈한 상황에서 마침내 하나님이 패하고 마귀가 이겼다. 이러한 까닭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은 이 세상의 권세를 잃었기 때문에 현재의 이 세상은 마귀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태초의 하나님의 현실이었던 것이다. 이 문장의 뒷 부분에는 ‘鰲天魔勢死之權(흔천마세사지권): 온 우주에 드날리는 마귀의 세력이 사망권세를 쥐고 있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상  마귀는 온 우주권세를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죽이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 히브리 2장 14절에는 ‘사망권세 잡은 마귀’라고 정확히 기록해 놓았다. 그러므로 마귀는 결코 약하거나 시시한 존재가 아니라 태초에 하나님과 싸워 하나님을 이기고 온 우주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죽일 수 있는 사망권세를 쥐고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귀에게 패하여 극히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하나님은 마귀와 싸워 이기고 다시 우주권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상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손자병법에  ‘知彼知己(지피지기)면 百戰百勝(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백번 모두 이길 수 있다.’라고 했듯이 하나님은 마귀의 능력, 힘, 그리고 마귀의 지혜, 그밖에 마귀에 대한 모든 것을 철저하게 조사하였고, 그 바탕에서 비상한 계획을 세우셨던 것이다.

그런데 만일 마귀가 그 계획을 사전에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두 말할 필요없이 하나님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영원히 실패자가 되고 불행한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때문에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을 적이 알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숨기고, 마귀 모르게 비밀스럽게 오랜 기간 순서에 따라 착실히 실천해 오셨던 것이다.

그런데 태초 전 하나님과 마귀는 어떤 존재이며, 어떤 상황에서 마귀와 싸워 마귀의 포로가 되셨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나님은 마귀의 비밀을 알아 내셨는가? 또 하나님이 찾아내신 마귀의  비밀이란 무엇인가? 더욱 놀라운 것은 가깝게는 수백년 전, 멀게는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전 이미 세상 끝, 말세에 되어질 상황을 정확하게, 마치 사진을 찍어 놓듯이 예언을 해놓았는데  도대체 어떤 방법, 어떤 원리로 그처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는가?* 김백두 승사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