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해마다 기권...참여정부 인권정책 비판 목소리 높아

지난 주 UN 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통과되었다. 본 결의안은 2003년부터 연속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채택되었는데, 총회에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북한의 인권 유린 실상이 국제 사회의 큰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정부는 유엔인권위 결의에 불참 또는 기권해온 이래 이번 총회 결의에서도 기권함으로써 보수세력들로부터 ‘북한 동포의 인권 탄압 실상을 외면하고 있다’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의지가 없는 것이다’ 라는 비판과 지적을 받고 있다.

금번 결의에서 62개 국가가 기권을 하고 22개의 국가가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은 결의안이 선진국들이 날조한 내용에 기초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부 여당은 섣부른 대북 압박이 남북 관계 경색의 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므로 북핵 문제 등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하여 북한 정권을 압박하기보다 유화정책을 펴겠다는 태도다.

실제로 북한 인권문제는 북한 외부로부터의 강요나 압박에 의해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2003년 이후 유엔 인권위원회 차원에서 채택된 대북결의안을 통한 접근이 가져온 결과는 거의 부정적인 것이었다. 이번 결의안에 대해 북한은 ‘체제 전복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인권은 해당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 증진시키는 것이므로 국가 자주권에 의해 담보되지 않는 인권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응수하고 있다.

실제 북한 정권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정권교체나 체제붕괴 수단으로 미국이 사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지니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정책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인권의 문제라 할지라도 주권을 흔들어가며 밖에서 위협적으로 통제하고 간섭해서 교정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제국주의적 발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더욱이 피를 나눈 한민족간의 일이 순수한 인도주의적 개입이 아닌, 국제무역질서 편입 등의 저의가 없지 않는 구미 열강의 결의로 좌우된다는 것은 민족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김태무진 기자

북한 인권 개선 기도회 잇달아

‘교회 벗어난 기도 집회 필요치 않다’ 자성의 목소리도

‘북한인권결의안’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처음으로 통과된 가운데 최근 들어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기도회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 한기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2월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북한 인권을 위해 뜻있는 단체와 힘을 합쳐 30여만 명이 참여하는 촛불기도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기총 최성규 목사는 “북한에 빵만 주려고 하는 진보측의 생각이나 인권만 주려고 하는 보수측의 생각을 넘어서 빵과 인권을 동시에 주는 입장을 취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촛불기도회에는 조용기, 옥한흠, 김삼환, 강원용, 하용조 목사를 비롯해 김수환 추기경 등이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등도 초청됐으며 기독교사회책임 두리하나선교회, 북한인권국제연대 숭의동지회 등 20여개 단체가 참여한다.

한기총은 서울 광화문 촛불기도회에 앞서 12월 5일부터 9일까지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에서 지방 촛불기도회를 개최키로 했다. 10일 촛불 기도회에 이어 한기총은 11일 북한인권을 위한 주일예배와 함께 타종행사도 가질 예정이며 12일에는 서울교회(담임목사 이종윤)에서 ‘북한인권과 종교 자유를 위한 국제기독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교회를 떠난 거리의 대규모 기도집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모 교회의 모 목사는 ‘기도의 원칙은 골방에 들어가서 은밀히 하는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은 기도의 경우에도 해당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촛불기도회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대안스님(미륵사)은 ‘자신 속에 부처님(하나님)을 모시기도 어려운데 지나치게 사회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종교인의 자세가 아니며 이 나라가 기독교국가라도 되듯 자주 공도(公道)를 점거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 고 했다.*   이근숙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