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청량리에서 예배를 볼 때 겪은 일이다. 그 당시에는 젊은 사람은 거의 없고 나이가 많으신 어른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배가 시작되고 얼마 후, 당시에 전도관 관장직에 있던 사람들이 신발을 신은 채로 예배를 방해하고자 들어왔다. 연세 많으신 권사님들이 건장한 청년들을 상대하기에는 벅찬 상황이었다. 어렵게 주님을 방 안으로 모실 수 있었다. 잠시 계시던 주님께서는 ‘이제 가도 된다'고 하시면서 함께 나가려던 사람들에게는 방 안에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멱살이 잡히면 잡히시는대로 가만히 계시는 주님을 뵈면서 ‘이긴자이시면 미리 아셨을테고, 사람들이 못보게 가리우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실 수 있을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순간 주님께서 뒤로 돌아 나를 보시더니 ‘내가 지금은 그렇게 하면 안되게 되어있어' 하시는 것이었다. 내 마음을 읽고 계심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주님께서 가신 후, 바닥에 흩어져있던 깨진 유리 조각들을 치우고 있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주님의 전화였는데 역곡이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나가시고 전화가 걸려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몇 분 안되는, 바깥 공중전화에서나 겨우 전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으나, 그 시간에 역곡에 있는 사람과 전화통화까지 연결해주시면서 확인해 주셨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움직이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초창기 겪게 된 또 다른 일이 있다. 역곡에서 예배를 보던 중, 마스크를 쓴 청년 40여명이 주님을 끌어내고자 제단 내로 몰려 들어왔다. 좁은 문으로 나갈 수가 없는 상황에서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몇 사람은 넘어지고, 다른 통로를 찾아보고자 해도 마땅치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제단 옆에 식당을 운영하던 할머니 댁으로 가게 되었고 할머니는 주님을 2층으로 안내하였다. 곧 도착한 경찰들은 2층으로 올라가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아무도 없다면서 돌아갔다.

당시 가장 놀란 사람은 식당 할머니셨다. 주님께서 분명히 2층에 계실터인데 한참을 찾던 사람들은 보이질 않는다고 하니… 그 일을 통해 인간의 모습이 아닌 빛으로 움직이실 때는 늘 아무도 모르게 행하심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늘 내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행동 하나, 마음 하나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 정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