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숙(44세, 집사)

  제가 승리제단에 오게 된 동기는 딸 슬비가 6개월 되던 어느 날 저와 친구처럼 지내는 동갑인 고모가 ‘영생학’이란 책을 건네준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제목은 근사하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어 보았지요. 처음에는 너무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곰곰이 음미해 볼수록 놀라운 내용들이었습니다.

며칠 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강연회가 있다면서 고모가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저는 친구모임에 간다고 하고 그 강연장으로 향했는데 서울지리를 잘 몰라 이리저리 헤매다가 4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도착했습니다. 2시에 시작한 강연회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는데 고모가 뛰어와 반갑게 맞이하며 앞으로 안내하였습니다.

조금 있으니 처음 보는 분인데 왠지 낯이 익은 듯한 인자하게 생기신 분이 강단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을 한참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요. 눈물 때문인지 계속 시야는 뿌옇게 흐려 있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지치고 피곤하였던 저의 몸과 마음을 꿰뚫어 보시고 한줄기 시원한 감로의 은혜를 부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강연회가 끝났을 때는 마치 샤워를 한 것처럼 상쾌하고 가뿐했습니다. 강연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저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역곡 승리제단으로 갔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무런 질문도 할 수가 없었지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의 눈물이 흘러 오직 다른 사람들 보기가 민망할 뿐이었습니다.

고아인 줄만 알았던 우리 인생에 엄마가 계셨다니…. 모든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실 우리 엄마를 이곳에서 만나다니…. 자식을 낳아 기르며 내 자신이 엄마 소리를 들으며 살고 있었지만 그날 저는 진짜 엄마를 만난 기쁨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처럼 그렇게 금방 제단에 나갈 수가 없었지요. 몸이 아프고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이 생기는지. 그때는 그것이 마귀가 제단에 못 가게 하려는 방해공작인 것도 모르고 잡다한 일들에 휩싸여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후딱 지나가자 저는 정신을 차리고 결단을 내려 꼬마 슬비를 데리고 제단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인천 가좌동에 살며 우유배달을 했는데 매일 새벽 3시 30분이면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제단에 나가면서부터는 1시간 앞당겨 2시 30분에는 일어나야만 10시 예배에 참석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제단에 오면 예배가 거의 끝나 정도령님 얼굴만 잠깐 뵙고 올 때가 많았습니다.

정말이지 정도령님께서 은혜로 인도해 주시는 것이 아니고 제가 하는 것이었다면 도저히 해낼 수가 없는 생활이었지요. 하루에 4시간 자던 잠을 3시간으로 줄여서 제단에 나간다는 것이 세상적으로 보면 피곤해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은데도 항상 몸이 가벼웠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물론 아침에 예배를 보기 위해 전철을 타고 갈 때는 꾸벅꾸벅 졸 때가 많았죠.

어느 날 무척 피곤해서 졸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일어나라’는 벽력같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라 눈을 떠 보니 역곡역이었고 곧 닫힐 기세로 전철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지요. 예배보러 올 때는 피곤해서 못 견디겠는데 예배만 보고나면 그 피곤함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생기가 넘쳤습니다.

몸이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더욱 선명하게 정도령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박멸소탕 기도를 열심히 외우니 어느새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짐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계속)   정리 이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