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지사 선거 공화당 2곳 모두 참패, 성전(聖戰)은 있을 수 없어

부시 미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지난 9일 실시된 뉴저지 주와 버지니아 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2곳 모두 민주당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의 입지가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뉴저지 주에서는 무려 10% 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났으며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를 위해 막판 지원 유세까지 나선 버지니아 주에서조차  참담했다.

명분도 약화된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이라크 전, 빈발하는 허리케인 에 대한 늑장대응, CIA 요원 신분노출 사건, 마이어스 대법관후보 철회 파동등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이 미 국민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30%대에 머물고 있는 부시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낮은데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도 그대로 반영됨으로써 내년에 있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백악관과 공화당은 주지사  선거 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에서는 이라크에 대한 왜곡된 정보 때문에 전쟁이 치러졌으며 이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시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전을 시작할 때 부시 대통령은 ‘신의 이름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다고 외쳤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 이라크 전을 반대하였고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직후에는 이라크전이 미국의 수렁(Quagmire)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쟁발발 이후 3년이 다 되어 가는 오늘에 와서는 모든 것이 사실로 들어났다. ‘십자군전쟁과 같은 성전’이라고 당당하던 모습들은 사라져버렸고 베트남전쟁과 같은 치욕적인 사태로만 변해버렸다.

전쟁에 물든 인간들이 내뿜는 사악한 기운들로 인해 조류독감과 같은 괴질 바이러스만이 창궐하고 있다. 테러 세력을 소탕하겠다고 시작한 이 전쟁이 이라크 국내는 물론 지구촌 곳곳을 테러의 광풍 속으로 몰아 넣어 무고한 인명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김태무진 기자

 ‘십자군 원정의 역사조명’프로 방영

역사 전문 히스토리 채널 11일과 18일 양일 방영

역사전문 다큐채널 히스토리채널이 십자군 원정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현재를 조명하는 프로를 방영한다.

11일과 18일 오전·오후 10시 4부작 HD 블록버스터 다큐멘터리 ‘십자군 전쟁, 초승달과 십자가의 충돌’을 두 차례 방송한다. 1년여 제작기간에 기존 다큐멘터리 비용을 훨씬 웃도는 400만달러가 투입됐다. 130개국 2억 3000만 시청 가구를 확보하고 있는 전 세계  히스토리채널이 거의 동시에 내보내는 ‘월드 와이드 이벤트’의 7번째 시리즈. 미국에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방영한 따끈따끈한 프로그램이다.

200년 전쟁의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를파헤치며, 또 각자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전사들의 투쟁을 영화처럼 생생하게 재연한다.

종교의 관점이 다른 역사학자와 신학자들의 설명을 곁들여 교활했던 교황의 모습이나, 영토에 목말랐던 지방 영주, 이슬람의 입장 등을 객관적인 시선을 견지하며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종교적 신념이 바래지면서 인간의 욕망이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성지 탈환’이라는 성스러운 목표를 내걸고 시작된 전쟁의 배후에는 교황권 강화라는 책략이 숨겨져 있었다. 성전(聖戰)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추해진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십자군은 이슬람 도시 곳곳을 습격한다. 재물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다큐멘터리는 약탈과 살육의 과정을 드라마로 보여준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십자군 전쟁에 비유해 참전을 촉구한 것, 이슬람 무장세력의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이 거두어지지 않는 것 등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반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십자군 전쟁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다큐는 방영과 동시에 비트윈에서 DVD로 발매할 예정이다.* 최지성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