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도 거스르지 않거늘 사람과 귀신이 어찌 거스르랴

  동양고전의 특징 중 하나는 그 첫 번째 장에 저자의 가장 핵심되는 말씀을 적는다는 것이다. 도덕경의 첫 장이 그러하고 중용의 첫 장이 그러하고 대학의 첫 장이 그러하며, 논어의 첫 말씀이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격암유록 초장은 남사고가 말씀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남사고가, 수많은 선지자들이 좌선과 참선을 통해 도통한 후 장차 어떤 사람이 구세주로 출현하여 天上天下(천상천하), 온 우주를 지배하는 왕중 왕이 된다는 내용이다. 초장의 첫머리와 마지막 구절을 보자.

田兮 <從金> 槿花宮(전혜 종금 근화궁) - 구세주여(田은 口와 十이 합쳐진 글자로 구세주를 뜻한다) <금운을 따라> 영원무궁토록 사는 무궁화 궁전으로 들어가라.

西方庚辛 四九金 從金妙數 大運也(서방경신 사구금 종금묘수 대운야) 방위로는 서쪽, 천간으로는 경, 신, 숫자로는 4, 9가 금운을 뜻하니 금운을 따라가는 것이 묘한 운수요 크고 길한 운수로다. 격암 남사고 비결서의 주인공은 <금운이다>. 금운의 사람이 하늘의 역사를 마지막으로 끝내는 분이요, 완성자요, 인류를 구원하는 구세주다.

말운론의 한 구절을 살펴보자. 且易日 先天 天不偉 後天奉時(차역일 선천 천불위 후천봉시) 이 역의 날에는 하늘을 앞서도 하늘이 어기지 아니하며, 하늘에 뒤져도 하늘의 때를 받든다. 구세주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하나님의 뜻과 동일하며, 당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하나님의 이끄심 그대로> 라는 뜻이다.

且易日은 정역이다. 역을 세 가지 시대로 분류하는데, 선천은 복희의 역이요, 후천은 주역이요, 중천은 정역이다. 이 문장은 주역의 건괘 다섯 번째 효에 대한 공자의 주석 일부분이다.  문언전 원문을 살펴보자.

夫大人者(부대인자) 與天地 合其德(여천지 합기덕) 與日月 合其明(여일월 합기명) 與四時 合其序(여사시 합기서) 與鬼神 合其吉凶(여귀신 합기길흉) <先天而天弗違(선천이천불위) 後天而奉天時(후천이봉천시)> 天且不違(천차불위) 而況人乎(이황인호) 況於鬼神乎(황어귀신호)  

무릇 대인은 천지와 그 덕이 합하고, 해와 달과 그 밝음이 합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그 차례가 합하며 귀신과 그 길흉이 합하니, 하늘을 앞서되 하나님이 거스르지 않고 하늘을 따르되 하나님이 원하는 때에 행한다. 하나님이 (그의 뜻을) 거스르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과 귀신이 거스를 수 있겠는가!

태초의 우주는 온통 빛 그 자체의 대 통일체였다. 그 대 통일체의 빛이 마귀에게 사로잡힘으로 말미암아, 지구, 태양, 수성, 목성 등의 별들과 사람, 개, 돼지, 나무, 풀, 돌 등의 만물이 생겨났으며, 자유자재하고 분신과 변신을 마음대로 하던 존재가 오늘날의 형상의 틀 속에 갇히고 음과 양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이다.

구세주가 천지와 일월, 사시와 귀신과 그 덕과 밝음, 차례와 길흉이 하나가 되었다 함은 천지 만물 속에 존재하는 하나님과 일체가 되어 완전한 하나님 그 자체가 된 것을 말한다. 그래서 풀과 나무속에 존재하는 하나님이 완성의 하나님을 보고 경배하고 절을 했으며 풀과 나무속에 있던 하나님이 기뻐서 춤을 추었던 것이다.

마귀의 지배에 놓여졌던 사람 속에서 마침내 하나님이 마귀를 죽이고 승리하셨으니 천상천하 모든 만물 속에 존재하는 하나님이 기뻐 춤을 추는 것은 당연하며, 천지가 구세주를 돕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은 하나님의 본체가 움직이므로 가지인 만물속의 하나님이 그 뜻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1980년 10월 15일. 이 날은 우주의 권세를 하나님이 되찾은 날이요, 6천년만에 천하만민과 우주 삼라만상이 구원을얻는 조건이 마침내 이루어진 날이다.

이제 그로부터 25년. 2005년 10월 15일은 승리제단 모든 성도가 구세주가 되는 날이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천하우주를 하나님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는 날이다.*  김정흠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