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생활이 보약 - 오장육부에도 리듬이 있다 (4)

 “하나님께 맡겼으면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눈을 뜨라면 눈을 뜨고, 자라면 자야 합니다. 하나님이 10시에 자라면 꼭 자야 하고, 6시에 일어나라면 꼭 일어나야 합니다. 그와 같이 완전히 맡기는 생활을 해야 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 말씀 중에서 -    

술시(戌時) : 이 시간 이후에는 음식물을 먹지 말자 (19:00 - 21:00)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는 심포의 기능이 왕성한 시간이다. 심포는 우리가 흔히 “그 사람 참 심보가 사납군” 할 때의 심보 즉 ‘마음보’를 말한다. 심장(心臟)은 마음을 주관하는 장기이니 심포(心包)는 그 마음이 행여나 상할까봐 보호하며 감싸는 보자기인 셈이다.

심포에 관한 옛기록을 살펴보면, 소문(素問)의 「영란비전론(靈欄秘典論)」에서는 ‘심포를 심장의 궁성(宮城)’이라고 표현했으며 「영추사객편(靈樞邪客篇)」에서는 ‘심포(心包)를 범(犯)하는 사(邪)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만일 이를 용납하게 되면 심장이 상하게 되는데 심장이 상하게 되면 신(神)이 떠나버리고, 신이 떠나면 인체는 생명을 잃고 죽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왕의 장기(君主之官)인 심장을 곁에서 항상 보필하는 장수인 심포를 상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심장이 기쁨을 주관하는 장기이므로 매사에 즐겁고 감사하며 사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생활습관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술시 이후에는 무리하게 일을 하지 않으며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술시 이후에 무리하게 일을 많이 하면 적당히 식혀줘야 할 시간에 몸에 열이 가해지기 때문에 몸이 마르고 허약해지기 쉽다. 몸이 마르거나 허약한 사람은 오후에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이 시간에 너무 과다한 활동을 해서 체내가 너무 뜨거워지면 잠도 잘 오지 않게 되는데 마르거나 허약한 사람들이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시간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아주 좋지 않은데 이때 음식이 들어가면 체내의 모든 기관에 부담을 주어 열이 발생하며 피로가 가중된다. 저녁 때 집으로 돌아왔을 때 팔다리가 피로한 것은 곧 위장이 피로하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이 시간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피를 혼탁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쉬어야할 심포가 제대로 못쉬기 때문에 심보가 사나워져 매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해시(亥時) : 자는 것이 최고의 약(21:00 - 23:00)

해시는 술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체내의 온도가 가장 많이 떨어지게 되는 시간인데 이때 몸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기능을 삼초가 담당하고 있다. 말하자면 삼초는 체온조절기관인 것이다.

요즘 시중에는 건강식품들이 범람하고 있는데 그 어떤 약도 이 때 자는 것만큼 몸에 이롭지는 못하다. 술시에 자지 못한 사람도 이 시간에는 반드시 잠을 자야 한다. 그래야만 술시에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정혈 즉 피를 맑히는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 동안에 뜨거워진 피를 식히고 깨끗하게 정혈시켜야 할 시간에 활동을 많이 하면 피를 맑게 해주는 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면 뜨거워진 피가 들끓고 증발함으로써 어혈 등과 같은 불순물이 생겨나게 되고 피가 혼탁해지는데 그렇게 되면 세포 재생도 안될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피의 양 또한 충분하지 못하게 된다. 많이 먹는 데도 어지럽고 빈혈이 있으며 자주 현기증을 일으키는 사람은 이러한 사실을 한번쯤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요컨대,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시기이다. 옛 성현들은 무슨 일을 행함에 있어서 먼저 천문(天文)을 읽은 다음 지리(地理)를 파악하고 인사(人事)를 헤아린 연후라야 행동에 옮겼다고 한다. 설령 그렇게는 하지 못할지라도 밥먹는 시간과 자는 시간만은 꼭 지키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구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