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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는 바깥과의 경계이기도 하지만 고유한 터전의 모양새를 잡아주는 선이기도 합니다.
열린 공간을 만들자는 캠페인의 하나로 이웃집과의 담장을 허물기도 하는 요즈음, 시멘트 담장은 아니지만 나무를 심거나 화단을 만드는 식으로 각자나름의 영역을 표시하는 낮은 구분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고유한 상념의 울타리가 있습니다. 각자의 생활과 마음의 모양새에 따라 갖고 있는 나름의 선.
그런데 우린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간섭’을 합니다. 옆집 마당의 잔디가 잘 있는지 나무는 괜찮은지 살피려 울타리를 넘는 발걸음처럼 그렇게 타인의 마음으로 넘어서려 합니다.
마당에 병든 나무가 눈에 띄일 때, 그 나무를 가리키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주인 스스로 돌볼 수 있음을 믿는 것이 진정한 관심일 수 있습니다. 모든 도움의 손길은 아마 가장 자연스러운 때에 서로 오고갈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 고비를 겪을 때 힘이 되는 건 어디가 어떤지 묻는 호기심의 말보다 ‘스스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 한마디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그 말은 간섭이 아니기에 스스로의 힘을 강하게 해주며 때론 치유의 힘을 발휘합니다. 가끔씩 이웃의 마음이 보이거든 그저 믿음의 마음을 가지고 당신의 마음을 살펴보세요. 그 자체가 이웃의 울타리에도 생명력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정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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