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단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와보니 내일 당장 입영하라는 통지서가 와있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미처 하지못한 상황에서 통지서를 받고 보니 2년 여 동안 제단을 떠나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해졌습니다.

밤늦게까지 집과 제단을 오가면서 바쁘게 준비를 끝내고 전방 보충대로 가게 되었고 며칠 뒤 다른 훈련병들과 같이 각각의 버스에 태워져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는데 계속 후방으로 내려오면서 역곡을 지나 큰 산을 돌아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본부 제단 인근의 소래산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답답했던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제단과 가까운 곳에서 훈련받게 되니 주님을 뵙고 싶은 간절한 마음 또한 커졌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간간히 나무 사이로 부천 시내가 보이면 제단을 찾아보려고 두리번거리기도 했습니다.

아침마다 점호 때 ‘뒤로 돌아 함성 5초간 발사’ 하면 마음속 주님을 향해 힘껏 소리내며 그리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되어   어느새 새해 아침이 다가왔습니다.그런데 한참 밀려있던 고참병들의 외출을 뒤로 한 채 순서가 바뀌었다면서 외출을 하라고 했습니다. 간절히 바라던 마음 때문인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 부대 입구에서 택시를 타니 10분도 채 안되어 제단에 도착하게 되었고 뵙고 싶었던 주님과 제단 성도님들을 뵈니 새해 아침 선물을 받은 듯 무척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또 하나 군대에서의 특별한 경험담으로 한 지방제단의 승사님께서 겪은 일입니다.

훈련소 일정을 마치고 28사단 81연대에 배치받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는 군복무자들을 위한 정신교육시간이 있는데 그때 읽었던 교재 중에 ‘마음의 양식’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성경내용을 소재로 그림을 곁들여 만들어진 교재로 보통의 책과 다른 내용은 ‘인간 속에 두 가지 주인이 있다. 항상 양심대로 행하지 못하게 하는 욕심이 있는데 그 욕심을 들어내면 맑은 하나님의 마음만 남아 참평화와 하나님의 자유 속에 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군대에서 사람들 사이에 겪은 감정적인 갈등과 힘든 훈련으로 지친 마음이 그 책을 통해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생사를 넘나들만큼 심각한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89년 제단에 입문하여 주님의 설교 말씀을 듣던 중 그 책의 내용과 똑같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8사단 82연대에서 ‘정훈장교’로 계시던 주님께서 그 책을 만드셔서 그 말씀을 이미 책으로 실어 제게 힘을 주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