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 : 진화론은 환경에 적응한 자 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생’도 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클레인 : 인간의 진화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며 냉혹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많이 대두되고 있는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이 인간의 지능을 더 뛰어나게, 그리고 인간이 세계를 더 많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이 지향하는 인간은 자신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신 주변에 있는 물리적인 세계의 테크놀러지를 창조하는 인간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 상태에 계속 머물기를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빌 멕키벤은 그의 저서 <자연의 종말>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혁명적인 테크놀러지가 결국 모든 사람들을 영생으로 이끌고 갈 것임이 명백하다.”  

카린 : 토마스 제퍼슨(미국의 3번째 대통령)은 게이의 권리를 다룰 수 없었습니다. 로드 파멀스톤(1840년대 미국의 외무부 장관) 또한 피임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죠. 그것은 당시 사회분위기가 그것을 용납할 정도로 개방적이지 않았기 때문인데 마찬가지로 ‘육체의 영생’이라는 새로운 관점에 대해 미국 사회가 보이는 반응은 어떻습니까? 극단적으로 보수적이지는 않습니까?

클레인 : 아직은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저는 장차 사람들이 늘어난 수명만큼 현명해져서 이전의 낡은 시스템이 아닌 좀더 근원적인 시스템에 적합한 지도자를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방법들에 의해 생명은 폭발적으로 연장될 것입니다.  

카린 : 영생에 대한 질문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 지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나노테크놀러지와 맞물린 인공지능의 발달같은 것입니다. 영생이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인공지능을 갖춘 인류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클레인 :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은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세대의 인공지능에 대한 성공과 실패가 미래에 존재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 인공지능의 도덕성과 윤리성에 관한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만, 우리가 계속 살아있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 한, 인공지능에 대한 발전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들의 가장 큰 소망이 바로 ‘계속 살아있기’ 즉 ‘영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은 그토록 살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습니다. 바로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