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와 영생에 이르는 또 하나의 비결 - 인생의 한 단계를 길게 살기

고대 그리스시대 인간의 평균수명은 18세였고 기원 후 100년 로마시대에는 25세였다. 그후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의 평균수명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1900년대에는 평균수명이 47세로 늘었고 2000년에는 77세가 됐다. 게다가 100세 이상 노인인구 수는 2000년 말 현재 2,221명으로 이는 10년 전 200명이었던 것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났다.

현대 과학자들의 다수는 인간 한계수명에 대해 ‘120세설’을 신봉하고 있다. 이유인즉 지구상 생물은 종류에 관계없이 태어나서 성년까지 기간의 최대 6배를 살 수 있는데 인간의 경우 생물학적인 성년을 20세로 잡으면 120세라는 최대 수명이 나온다는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우리가 섭취하는 칼로리를 30% 줄이면 최대 150세까지 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과연 인간의 최대수명은 과학자들 다수가 주장하는 120세 혹은 150세일까? 아니면 최근 영국 캠브리지대 그레이 교수가 말한 대로 1000살까지도 가능한 걸까?

현재 전세계적으로 120세 이상을 산 사람이 이미 몇 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대 제이 올쉔스키 교수 등은 ‘공중 위생의 혁명적인 발전’처럼 인간의 평균수명을 대폭 늘리는 또 하나의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한계수명 120세’ 이론은 쉽게 말해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과학의 힘은 이제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비타민이나 항산화제 등을 복용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도 120세 이상을 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장수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상반되는 의견을 제시했다.

요약하면 ‘유전자가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많아도 30%에 불과하며 식생활이나 운동 등의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것. 무엇보다 장수에 가장 치명적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음 즉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선천적인 요소보다 후천적인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건강한 노년과 장수가 보장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다소 제한적인 수명연장론에 비해 최근에는 점점 수명의 상한선 자체에 대한 의문점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대학교의 연구자들은 2000년 발간된 학회지 사이언스에서 ‘현대의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수명이 200세 정도까지 올라갈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그것 역시 알 수 없으며 절대적 한계에 직면하게 되리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 무한 수명론에 LA 서던 캘리포니아대의 생물학자인 칼렙 핀치 박사도 동의했다. “미국 서부 네바다산맥의 고지에서 발견된 4,862살의 히코리 소나무와 태평양 북서부의 볼락이나 태평양 남부에서 발견된 오렌지러피를 포함한 140년 된 물고기의 존재는 수명에 대한 확실한 한계가 인간의 게놈에 설정되어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성경을 비롯한 각종 경전이나 고서 등을 보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의 기록이 보인다. 그 중에서 단연코 가장 오래 산 사람은 성경에 기록된 므두셀라인데 그는 노아의 조부로서 969세를 살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남게 되었다. 그의 기록은 성경에 그다지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 단지 187세에 첫 아이인 라멕을 생산하였다는 것과 969세에 죽었다는 사실 정도이다.

여기에서 그의 첫 출산시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그들의 성년기의 시간보다 최대 5-6배 정도 산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므두셀라의 초고령의 나이도 이해가 된다. 969는 대략 187의 5.2배가 되기 때문이다.  

조희성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이때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이 바로 므두셀라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가 1000살을 넘어 살았다면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1000살을 넘기면 영생체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근거로 하나의 가정을 해 보면 만일 지금의 인간의 성년기를 20년에서 200년으로 늘릴 수만 있다면 비록 이론적이긴 하지만 모든 인간이 1000살을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상당수가 900세를 넘어 살았던 므두셀라 시기와 달리 요즘에 100세 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출세와 돈, 배우자, 권력과 명예를 거머쥐는 일을 그 시대 사람들 보다 9-10배 빨리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따라오는 것은 스트레스 뿐인데도 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살아가고 있다. 하루살이가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이유는 대개의 인간이 길게 잡아서 100년 동안 할 일을 하루에 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전 과일파리의 실험에서 인위적으로 생식시기에 생식을 못하게 하고 그 기간을 두배로 늘이니 수명이 두배로 늘어나고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도 두 배로 강화되었으며 제 때에 생식을 한 과일파리보다 훨씬 건강하게 살았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

그렇다면 구미 선진국이나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늦어진 결혼 적령기도 수명연장에 한몫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생명체는 무의식적으로 자손번식 전까지 생식력 즉 생명력을 보존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장수와 영생에 이르는 또 하나의 비결은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과 동시에 인생의 한 단계를 길게 사는 것 즉 느리게 사는 것이며 나아가 무위(無爲)의 삶을 사는 것이다.*   구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