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에서 色으로 色에서 光으로   

반야심경의 핵심은 空이다. <空>은 <형상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없는 것(無)이 아니다. 실체다. 色이라는 <형상>이 생기기 이전에 실체가 존재했으나 형상이 없었다! 그래서 空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것은 하늘과 땅, 사람, 만물이 지금의 구체적인 형상이 생기기 이전의 상태, 氣(기)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천지 만물이 생기기 이전에는 그 모든 존재가 氣덩어리 , 에너지 덩어리, 빛 덩어리였다.

그 氣의 총합체가 지금으로부터 6000년 전,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지구와 별, 행성, 사람, 동물, 식물의 구체적인 형상(色)이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空이 色이요, 色이 곧 空이다. 반야심경의 空이라는 단어의 뜻을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선불가 진수어록>에 있는 한 구절을 살펴보자.

先天元精(선천원정)을 謂之眞精(위지진정)이니 未有天形之先(미유천형지선)엔 只是元氣(지시원기)요, 未有人形之先(미유인형지선)에도 亦是元氣(역시원기)니 生天(생천)과 生人(생인)과 成仙(성선)과 成佛(성불)이 皆是此氣也(개시차기야) 니 -선불합종어록

선천(천지가 생기기 이전)의 본래 에너지를 참 에너지라 일컬으니 하늘이 형태를 가지기 이전에는 오직 <원기>밖에 없었다. 사람이 형태를 가지기 이전에도 역시 <원기>밖에 없었으니 하늘이 생겨남과 사람이 생겨남과 신선이 되는 것과 부처가 되는 것이 모두 이 氣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본래 이 우주가 <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氣의 총합체였다는 뜻이다. 대우주에 꽉차게 있던 氣가 어느 시점에 갈기갈기 갈라지고 쪼개어지면서 오늘날의 <형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기에 空은 <형상없음>이다. 존재하는 세계(色)는 형상이 없는 것에서 <변형>, <변질>된 것이다. 그래서 空은 色이요 色은 空이다. 그러나 형상이 없던 존재가 형태를 띠게 되었으며 그 형태 속에 대우주의 실체인 <불성>이 갇혀 있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형태를 띠지 않았던 氣로부터 생겨난 것이요, 그래서 空이 곧 色 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色속에 空이 갇혀 있는 것>이다. 현재 나의 몸, 우주의 몸은 현재의 제한된 틀, 제한된 몸을 버리고 나면 형태가 없는 空의 상태가 되기 때문에 空의 세계에는 色이 없는 것이다(空中無色). 본래 모습, 空 의 상태로 회복하면 지금의 몸, 지금의 우주의 모습은 사라진다.

空의 존재가 色의 형태를 가짐과 동시에 형태는 受, 想 ,行 ,識 (수, 상, 행, 식)을 가지게 됐다. 지각을 하고 그 지각이 생각을 일으키며 그 생각이 움직여 분별을 낳아 <자아의식>을 형성한다. 이 자아의식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 眼耳鼻舌身意(안이비설신의 -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의식작용)요, 이 여섯가지 감각작용에 의해서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 色聲香味觸法(색성향미촉법- 색깔, 소리, 냄새, 맛, 촉감, 의식)이다. 이 모든 것이 <자아의식>, 곧 <분별하는 생각>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空의 세계에는 이 모든 것이 없다. 모든 존재가 다 <하나>의 대통일체, 하나의 元氣이기 때문이다. 또한 空의 세계에는 <한계>가 없다. 시각적 한계뿐만 아니라 <의식의 한계>조차 없다. 무한대의 세계요 무궁한 세계다. 바로 이 空의 세계가 불로불사의 세계다. 불로 불사의 세계는 空의 세계, 즉 형상이 없는 세계이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존재하며 무한대의 창조력과 무한대 빠르기의 비상(飛上)이 자유자재로 되어지는 세계다.

대우주 만물의 생성과 변천, 회복의 역사는 空의 형상 없는 세계에서 色의 형상세계로, 형상세계를 지나 다시 空의 빛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이제 반야심경의 원문을 살펴보자.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密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관자재보살이  깊은 깨달음의 수행을 할 때에 오온(색.수.상.행.식)이 모두 공에서 파생되었음을 비쳐보고(깨달아 알아서) 일체의 모든 고통을 벗어났다.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여,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형태가 없던 것과 다르지 않고, 형태 없음이 형태를 가진 것과 다르지 않다. 형태는 형태가 없는 것에서 나왔으니 본래 같은 것이요 (형태를 가지면서 그 안에 생겨난) 감각을 받아들이고 생각을 일으켜 분별하는 수, 상, 행, 식 역시 마찬가지로 空에서 나와 空이 변질된 모습이다.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사리자여, 이 모든 법, 空의 실상, 참된 공의 세계에서는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다.

是故 <空中 無色> 無受想行識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그런고로 <空의 세계에는 형태가 없다>. 뿐만 아니라 분별을 일으키는 어떤 의식작용도 없다.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또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의식이 없으며 6감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색깔, 소리 , 냄새, 맛, 촉감, 분별작용이 없다. 시각의 한계가 없으며 또한 의식의 한계도 없다.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무명(어둠, 무지)도 없고, 무명의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늙고 죽음의 다함도 없다.

無苦集滅道 無智 亦無得 以無所得故 무고집멸도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고통도 없고, 고통의 원인도 없고, 그 원인의 소멸도 없고 그 고통의 소멸에 이르는 수행방법도 없느니라. (공의 세계에서는) 깨달음도 없고, 깨달음을 얻은 것도 없고, 깨달음을 얻은 것도 없는 고로, 지혜로 모든 것을 다 알기에, 깨달음도, 깨달을 것도 없다.(이하생략)

반야심경이 최상의 깨달음이라는 것은 우주최초의 세계가 형상이 없는 세계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게 되면 현재의 구조가 아니라 하늘을, 우주를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영체, 빛의 실체로 바뀌게 된다. 그것이 반야심경의 핵심이요, 격암유록의 정수요, 우리 주님의 최후 가르침이기도 하다.* 김정흠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