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생협회 - ‘영생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희망은 그것으로 끝’

2003년 영국 BBC 방송국에서는 “영원히 살기를 원하십니까?”란 주제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Yes라고 대답한 사람이 64.3% 였으며, No라고 대답한 사람이 32.1%, 모르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3.6% 였다.

사실 우리나라와 달리 서구 선진국 사회에서 ‘육체의 영생’이란 주제는 더 이상 낯설거나 생소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영문사이트이긴 하지만 현재 육체의 영생과 관련된 서적과 인터넷 사이트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당신은 영원히 살기를 원하십니까?”
 <英 BBC 설문조사 결과>

 Yes 64.3%

무조건적인 Yes 9.0%

심신이 건강하고 장수가 주위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Yes 25.2%

심신만 건강하다면 Yes 25.8%

정신만 온전하다면Yes 4.3%

No 32.1%

모르겠다 3.6%

미국의 비영리 영생 단체인 영생협회(Immortality Institute)가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구글(Google)을 통해 ‘육체의 영생(physical immortality)’ 관련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2003년 2월에 대략 123,000개였는데 2003년 10월에는 11000개가 늘어난 134,000개였으며 수명연장에 관한 사이트는 2,570,000개에서 6,420,000개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개월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현재 美 영생협회의 창립자인 브루스 클레인(Bruce J. Klein)은 육체의 영생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한다. “삶과 죽음의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생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영생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생명의 지속성 즉 영생이 없다면 우리들이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모든 희망은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듯이 전적으로 영생을 거부하거나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의 그 대표적인 예가 현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생명윤리학  고문인 레옹 카스(Leon Kass)인데 그는 자신의 저서 <Life, Liberty and Defence of Dignity(생명, 자유, 존엄성에 대한 변론)>에서 영생주의자들의 소위 ‘영생 시나리오’를 정확한 수치를 대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나는 죽음을 윤리적으로 증명해 낼 수 있습니다. 영생은 자연에 역행하는 것이며 죽음이야말로 모두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것입니다.” 물론 레옹 카스 외에도 영생을 부정하며 심지어 죽음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 많이 있다. 그래서 영생주의자(Immortalist)들은 이런 그들이야말로 사실은 ‘죽음신봉자(Deathist)’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SF소설작가 앨런 해링턴(Alan Harrington)은 영생이 굳이 종교나 기도의 영역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흔히 행해지는 ‘수동적인 기도’를 하지 않고서도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생 자체가 그리 수동적인 삶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인데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영생을 제안한다. “神을 발명(invent)해내는 자만이 바로 그 神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신의 가장 큰 속성이 ‘영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의 말을 다시 풀면 ‘영생이 없는 시대에 영생의 확신을 품은 자는 영생을 발명해 낸 자임과 동시에 바로 그 영생의 신이 되는 것’이다.

요컨대, 美 영생협회의 브루스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영생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지성(知性)으로 연결된 고리가 점점 커짐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점차 ‘육체의 영생’을 우스운 문제로 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영생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영생이란 것은 초자연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얼굴에 있는 코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