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거리상 가장 가까운 이웃이지만 심정적으로는 가장 먼 나라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축구나 배구 등 운동 경기를 해도 다른 나라에게는 지더라도 용서가 되지만 일본에게 졌다가는 난리가 나는 것이 우리의 정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의 칠팔십 퍼센트가 백제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이다. 백제가 멸망할 때 많은 백제인들이 일본에 건너갔으며 그러한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언젠가 아끼히또(明仁) 현 일본 천황은 자신의 예순여덟 번 째 생일날 “캄무천황(桓武天皇)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武寧王)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紀)>에 기록되어 있어서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캄무천황은 일본의 50대 천황인데 그의 모친이 무령왕의 아들인 순타태자(淳陀太子)의 자손이라는 것이다. 천황가에 백제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천황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많은 사람들이 놀랬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선조가 동일한 한 형제국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피가 같은 민족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독도문제로 반일(反日) 감정이 들끓고 있다. 형제지간에도 칼부림이 나는 일도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지난 3월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하자 전국의 남녀노소를 불문 전국민이 일본을 규탄하고 나섰다. 어떤 이는 손가락을 끊고, 어떤 이는 분신을 하는 등 야단법석이다. 감정에 치우친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국내에 있는 일본인의 테러 위험에 놓일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 정도이다. 그런 가운데 사회 각계 지도층에서는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하고 있다. 옳은 말이다.

정부는 소위 ‘조용한 외교’를 탈피 대일(對日) 신독트린을 발표하며 초강경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신독트린은 독도문제를 제2의 한반도 침탈로 규정하고 한일간의 관계를 다시 구축해 나가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강경노선에 일본에서 별 반응이 없자 노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일본의 패권주의를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외교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초강경발언을 했다. 앞으로 양국관계가 어떻게 될지 염려스럽다.

사실 근자에 들어 일본은 극우세력의 입김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일본정부도 우경화로 궤도수정을 하는듯한 정치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는 주변 국가들이 원하지 않는 일이다. 태평양 전쟁의 주범인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간다는 것은 매우 위험스런 미래가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혹자는 극우세력이 소수에 불과하고 또한 독도문제를 심각하게 자기네 당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인이 별로 없다고 주장한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자민당 내 극우세력이 우경화를 주도하는 것이고 자민당이 계속 집권하는 한 우경화는 지속될 것이므로 이러한 우경화에 대해 우리나라로서는 따끔하게 일침을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독도문제는 한일관계의 긴장을 유도하려는 일본 우익 정치세력의 음모일 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독도문제를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그러한 음모에 놀아나는 꼴이 되어 버리 수도 있다.

우리가 점유하고 있는 독도를 그들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다고 쉽게 빼앗아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감정을 선동하지 말고 자제시키는 노력과 함께 일본내에서 독도문제를 성숙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김종만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