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공부를 계속할 것인지 끝낼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해도 결정을 내릴 수가 없어서 주님께 여쭈어 보고자 접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대로 그만 공부를 끝내고픈 생각이 강했습니다. 왜냐하면 공부를 계속하려면 대학원 시험을 봐야 하는데 이 시험준비를 전혀 안했을 뿐 아니라 시험 날짜도 촉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주님께 접견을 하러 들어가서 말씀을 드리니 주님께서는 “공부는 계속하는 게 좋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주님 말씀대로 하는 것이 더욱 좋다는 것을 알기에 순종을 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는 사이에 시험 날짜는 점점 다가와 이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이렇다할 특별한 준비도 못하고 시간이 가는 것에 초조해 하고 있던 중 시험 바로 전날이 되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대학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는 그 친구가 관련된 세미나가 있는데 거기로 와서 세미나도 경청하고 서로 얼굴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시험은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터라 별 생각 없이 그 친구를 보려고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연장에 도착해서 어쩔 수 없이 강의를 듣게 되었고 강연이 끝난 후 그 친구와 반갑게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졌습니다.

다음날, 저는 특별히 공부도 하지 않았기에 그저 마음을 비우고 아는 주제가 나오면 아는 대로 쓰고 나오자 하며 큰 욕심 없이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시험 방식은 어떤 주제를 주면 그것에 대하여 서술하는 논술 방식이었습니다. 잠시 후, 시험 주제가 나왔습니다. 긴장하며 시험 주제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시험 주제는 놀랍게도 어제 친구를 만나러 간 강연회의 내용이었습니다. 전 순간 생각이 멍해지면서 주님 생각이 났습니다. “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기쁨과 통쾌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그 시험 주제에 대하여 강연회에서 들은 것을 적어 당당하게 제출한 후 시험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얼마 후, 저는 합격 통보를 받았고 주님 말씀대로 계속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신기할 뿐이지만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제단 식구의 일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알고 계시며 항상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 주신다는 걸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