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통한 새로운 진화의 가능성

생명을 유지하고 지속시키며 다른 생명체보다 우위에 서서 자신의 존재를 영속시킨다. 이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들의 행동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생존본능 중 하나다.

현재 인간은 아침에 일어나 사자나 호랑이를 두려워해야 할 일은 없다. 즉 다른 종에 대한 위협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유지시켜 나아가며 궁극적으로 영생을 손에 넣을 수 있느냐 하는 과제만 남아 있는 것이다.

근대에 와서는 경험과 과학을 통해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의 법칙 : 모든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열 사망에 의해 비활성화 에너지 상태로 되돌아간다)에 의해서 더 이상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이것을 알고 영원이란 말을 현실에선 통하지 않는 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에 관하여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더 좋은 것을 만들어 새로 교체해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 라는 의문이었다. 이러한 불안한 가능성에 대해선 현대의 과학의 끝임없는 발전으로 생긴 기술력이 이러한 상상이 현실로 실현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중 그 예를 가장 극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이보그나 바이오칩 이식으로 볼 수 있다.

영국 레닌 대학의 인공두뇌학과 교수인 케빈 워릭교수가 팔 내부에 기계칩을 심고 기계팔을 무선으로 조종하는 모습.

우선 사이보그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겠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뇌(腦) 이외의 부분, 즉 수족·내장 등을 교체한 개조인간(改造人間).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를 뜻한다. cybernetic과 organism의 두 단어를 합성하여 만든 말이며 이는 의학적인 분야에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일례로 영화 슈퍼맨의 주연으로 얼마 전 사망한 크리스토퍼 리브스(Christopher Reeves)는 낙마사고로 척추 손상을 입어 인공호흡기의 도움이 아니면 숨도 쉴 수 없는 중증 장애를 겪고 있었다.

그러나 비단 의학에 관련해 생명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만 상용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정상적인 사람보다 더욱 월등한 신체능력을 갖기 위해 사이보그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국 레닝 대학의 인공두뇌학과 교수인 케빈 워릭은 1998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이보그가 되는 실험을 스스로에게 시도했다.

또한 케빈 교수는 실험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체내이식형 송수신기는 기분이 좋아질 때의 신호 변화를 감지, 기억해 두었다가 이 신호를 사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고 행복감을 맛보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사람의 감정까지도 기계장치를 통해서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을 기쁘게만 받아드릴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사이보그학은 많은 불안 요소를 갖기 때문이다. 우선은 가치관에 대한 혼란이 야기된다.

예전에는 기계라 하면 철로 연결된 것을 자주 떠올리지만 오늘날 나노과학의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크기와 세포와 같은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형태의 컴퓨터까지 도달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은 순수인간, 어떤 사람은 사이보그 하면서 두 집단으로 갈라져 새로운 분열현상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이보그학은 인류가 생명을 유지하려는 여러가지 표현 모습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사이보그 학을 통해서 대체의학에 새로운 원동력이 될 소지가 다분히 있으며 가능성 또한 꽤 낙관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인체의 보완 뿐만 아니라 보강이란 점에서 그 점을 높이 살만 하다. 하지만 앞으로 지구의 자원상태와 환경을 볼 때 가까운 시일 이내로 자원고갈이나 환경문제나 물부족 등으로 큰 위기를 직면하게 된다는 것 역시 과학자들의 통일된 결론이다.

이러한 것을 피하기 위한 본능적인 삶에 대한 몸부림 중 하나로도 표현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이보그학은 단지 더 편해지고 유용한 학문이지 근본적인 인류 보안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이보그학에서 알아야 할 것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의 좁은 빛이 아니라 그동안 인류가 영생이란 명제를 대부분 포기한 이후 다시 현대에 와서 부풀어 오르는 영생의 희망과 영생에 대한 새로운 세계의 조류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