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께서 제단에 나오시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아프셔서 혼자 병원에 갔다오신 적이 있는데, 병원에 갔다오신 후에도 차도가 없자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병원에 다녀온 일을 주님께 말씀 좀 드려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일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하였으나 다음날 그만 깜박 잊어버리고 접견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저녁 아버지께서 저에게 접견 여부를 물어보셨는데 순간 ‘아차’ 싶었지만 말씀을 안드렸다고 하면 오히려 심적으로 더 걱정하실 듯 싶어 그냥 ‘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다음날, 평상시에는 오전시간에 예배를 보지 못하시는 아버지께서 정말 우연히 오전에 시간이 되시어 예배 후 접견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기 전 아버지께서 병원에 다녀오신 일을 주님께 말씀 못드린 것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그러자 말씀을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이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다소 불편한 마음으로 주님실로 들어가서 최근 있었던 여러가지 주변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고 이것저것 여쭈어보던 중에 주님께서 대뜸 아버지께 “병원에 다녀오신 일은 잘되셨습니까?”라고 물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아버지께서는 제가 당연히 주님께 말씀드린 것으로 인지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셨지만 무엇보다 놀란 건 바로 저였습니다. 전 주님께 아버지가 병원에 다녀오신 일을 말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순간 뜨끔하면서도 놀라움을 금치못했는데 그때 전 정말로 주님이 ‘어떤 일이건 다 알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아시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막상 어느 순간이 되면 잊는 때가 많았는데 이때의 일을 떠올리면 주님의 전지하심에 확신이 섭니다.  

또한 저희 집의 재건축 문제에 대해서도 상의를 드렸는데 당시 주님께서는 조금 기다려보고 수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저희에게 하신 그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는데 나중에 지난 후에 보니 그때 서둘러 재건축을 주장했으면 큰 손해를 볼 뻔했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저희로 하여금 가장 적절하고 또한 이로운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신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