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란, 하나님의 비밀이란 뜻이다. 왜 하나님은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 왜 비밀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가. 하나님을 전지전능한 신으로 알고 있고,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격암유록> ‘도부신인’편은 천지창조의 비밀을 명확히 밝혀주고 있다. 

‘鬼神陰陽(귀신음양)’을 판단하라. 십자에 음양이 있으니, 하늘은 神이요, 땅은 陰이 분명하고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음(男尊女卑)이 분명하거늘, 천지의 이치와 기운이 어찌하여 반대로 불려지는가. 神鬼라고 아니하고 귀신이라 하며, 남자는 양이요 여자는 음이거늘 外內라고 아니하고 내외라고 하는가. 천지만물이 생기기 전, 하나님과 마귀가 서로 싸울 때에 하나님이 패하고 마귀가 이김으로 천지가 뒤집어짐을 어찌 할 수 없어 지상권을 잃었다네. 귀신세상 되었으니 신귀라고 할 수 없고 男陽女陰 분명치만 陰의 마귀가 발동하는 이 세상에 양신인 하나님이 지고 음신인 마귀가 이겨 양음이라 못하고 음양으로 되었다. 어둠이 성하고 밝음이 쇠약하여  사망권세를 쥔 마귀가 천지를 뒤흔드니 이러한 연유로 ‘먼저 십자가를 뺏은 것은 마귀의 권세이니’ 먼저 하나님을 찾아들어간 사람들은 음기를 받아 마귀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될 것이요 十勝의 하나님을 찾아 들어간 사람들은 양기를 받아 하나님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위의 내용을 부연설명하면 천지의 권세를 마귀가 쥐고 있기 때문에 먼저 하나님을 외치고 증거한 자는 마귀라는 뜻이요, 먼저 하나님을 외쳤던 종교단체, 즉 기독교는 마귀종교라는 뜻이다. 훗날 ‘감람나무’를 증거하며 하나님을 증거하는 두 번째 하늘의 역사, 즉 十勝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영생을 얻는다고 격암유록은 말하고 있으니 천지의 이치와 사람 마음의 이치를 어찌 분별하지 않을 수 있으며 하나님을 찾는 데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주 만물은 하나님이 마귀에게 포로로 사로잡힘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들이다. 그러므로 모든 만물의 실체는 ‘마귀의 형상을 한 하나님들’이다. 금강경에는 ‘모든 형상이 허망하니 그 형상이 본래의 형상이 아님을 알면 여래를 보리라.’하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모든 만물의 형상이 본래 여래의 모습(하나님의 모습)이 아니라는 뜻이요, 그 형상을 직관하여 보면 형상 속에 갇혀있는 여래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인간들은 누구나 ‘나’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바로 그 ‘나’라는 의식 자체가 마귀인데 그 마귀를 이기고(克己魔), 자신의 마음 속에 온전히 주님을 좌정시키는 사람만이(自定主) 구원을 얻는다.

이제 그저 믿습니다만 외치면 다 되는 줄 아는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바야흐로 인류 모두가 각자 자신 속의 마귀를 죽이지 않으면, 즉 인간의 탈을 벗지 않으면 누구도 예외없이 지옥을 면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인류를 위해 오랜 세월 감추어온 천기(天機)다.* 김정흠 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