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나 영생을 염원해 왔다. 그것은 생명이란 존재가 타고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본능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영생을 얻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다.  

고대 사람들은 신화나 주술을 빌어 영생을 염원했으며 이는 불멸의 신들의 이야기나 혹은 마시면 죽지 않는 신들의 음료(넥타, 감로) 등 신화나 종교적 이야기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좀더 현실적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중국의 진시황제는 삼신산에 있다는 불로초를 찾기 위해 어린 소년과 소녀 500쌍을 동쪽으로 보냈으며 중세 서양에서는 자연에 대한 실제적인 분석에 대한 여러 실험들이 행해졌으며 그 중  특히 연금술이 발달했다.

흔히 연금술이라 하면 금이 아닌 것으로부터 금을 만드는 단순한 몽상적 이야기라 생각하지만 실제 연금술은 물질의 분자 구조를 분석하여 금처럼 영원히 변치않는 육체를 만들기 위한 연구로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중세 이후에는 사람들이 더욱 현실적으로 영생에 대한 도전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과학과 의학으로 발달되었다.

고대나 중세에 행해진 일련의 영생에 대한 연구들이 다소 종교적이었다면 근세 이후에 이루어진 일들은 소위 ‘이성적’이며 ‘과학적’이다. 인류는 발전의 결과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래서인지 이 의학과 과학에 대한 현대 사람들의 믿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거의 맹신에 가까울 정도로 종교적이다.

그리고 지금 현대의 첨단 과학은 이제 인간을 이루는 유전정보의 대부분을 밝히고 있으며 앞으로 노화의 해결 그리고 영생의 쟁취란 숙제만을 앞두고 있다. 오랫동안 분리되어 있던 과학과 종교가 만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생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여태 영생을 얻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21세기에 이르러서는 급속도로 많은 사람들이 영생을 이젠 손에 쥘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해주는 여러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과학의 여러분야 중에서도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생명공학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바로 2004년 전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간 “배아줄기세포 복제”란 사건이다. 이 사건은 무한한 생명이 결코 꿈이 아님을 알려주었고 시들어가는 모든 인류에게 구원의 빛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 배아줄기세포를 임의로 배양한다는 것은 너무나 꿈같은 이야기 였다. 2003년 전 세계의 의학이나 과학계의 최고의 두뇌들은 수만 번의 실험 끝에 이 배아줄기세포의 임의적인 배양은 사람의 힘으론 불가능하다는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했고 포기하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가능 판정이 난 그 이듬해 우리나라 서울대학교의 석좌 교수인  황우석 교수가 이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01.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배반포기 배아
        02.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인 난구세포를 삽입하는 장면
        03. 복제된 인간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들

그렇다면 이 배아줄기세포란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전 세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우선 배아줄기세포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2가지 큰 특징을 갖는다.

첫째로 자기 스스로 무한히 늘어날 수 있는 자기 증식의 특징과 둘째로 미분화 상태로 있다가 어떠한 성질의 세포로도 변형될 수 있는 능력을 들 수 있다. 사람의 몸은 약 200여 가지 종류의 세포로 나뉜다. 하지만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 장기나 피부조직 정도이다. 피부 같은 부위에 상처가 나면 이 배아줄기세포가 활동하여 피부를 재생한다. 하지만 인간의 몸엔 이 세포가 극소량이기 때문에 많은 곳에 활용할 수 없다. 이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할 수 있다면 인체의 여러 곳의 세포를 치료하고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필요한 치료 부위에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하여 상처난 곳을 완벽히 재생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의학적인 하나의 치료법의 등장이 아니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의학의 패러다임(사상이나 생각의 틀)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지금 현대의학의 치료 원리는 대부분 아픈 부위의 증상을 잠재우며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제압하는 일종의 대증요법이다. 이 치료법은 인체에 생겨난 질병을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환부에만 국한되어 보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정작 치료를 한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곳에 병의 원인이 있을 경우는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의 치료 도입으로 의학은 이제 병을 막는 것이 아니라 병 발생 이전의 상태로 세포를 재생시키는, 말하자면 단순한 치료가 아닌 원 상태로 되돌리는 치유의 학문으로 거듭나고 있다. 만일 계속해서 원상태로 재생된다는 것이 가능하다면 인간의 몸은 죽을 수가 없게 된다.     `  

그러나 아쉽게도 배아줄기세포가 아직 치료에 전적으로 사용될 단계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 배아줄기세포를 아직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필요한 부위에 필요한 세포만 재생해야 하는데 필요없는 세포까지 재생되는 만능성이 가진 함정때문에 아직은 치료에 쉽게 사용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에 관한 실험들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연구의 결실들이 여러 곳에서 얻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과학자들의 예상은 앞으로 10년~20년 안으로 이 세포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곧 20년 후엔 정말 인류가 1000살까지 사는 것이 꿈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

이 배아줄기세포는 무한자기증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용량에 관해서는 앞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증식력이 뛰어나다. 즉 배아줄기세포 하나를 배양했을 경우 1년이 지나면 이 지구상의 온 인류를 다시 만들고도 남을 정도의 양으로 재생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귀한 것이 필요한 곳에 다양한 세포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효용성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따라서 현재 각 나라에서는 앞으로의 전 세계를 주도할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인정하여 미국을 비롯한 각 선진국들은 바이오 산업에 엄청난 예산을 책정하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린 비단 배아줄기세포와 생명공학에 대한 앞으로의 성과와 연구 결과에 대해서 놀라워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인류의 직면한 새로운 시대에 도래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바라봐야 한다.

오랫동안 인간들은 한 번 태어나면 결국 죽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계속되는 경험은 사람들의 인식에 각인되었고 이 각인된 의식은 고정관념이 되어 점차 강력한 에너지로 형성되었으며 이 강력한 에너지는 다시 사람들을 죽여 왔다.

‘디팍 쵸프라’ 라는 유명한 의학자가 말하길 인간은 원래 죽을 수 없는 존재로 되어 있고 또한 인간을 죽이는 시간과 세월에 대한 방어는 갓 태어난 아기일 땐 거의 완벽하게 방어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서 새로운 사실을 교육 받고 알아가면서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다란 인식을 할 때부터 우리의 몸은 시간에 대한 100%의 방어 중 에 1% 정도를 놓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1년 후 또 1%, 시간이 더 흐르면 또 1%.... 이렇게 인간은 무너져 간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의식이 바로 그 사람을 죽이는 직접적인 원인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세계 곳곳에서 인간은 죽지 않는다고 외치고 있다. 인류 역사이래 오랜 세월동안 ‘영원한 생명’을 가두고 있던 상자의 녹슨 자물쇠가 조금씩 부서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겠지만 영원한 생명을 향한 발걸음은 이미 멈출 수 없게 된 것이다.* 김태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