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두철미한 신앙생활을 하며 마음을 다스려

정도령님은 일찍이 생활 전반에 걸쳐 빈틈없이 살고자 애썼으며, 또한 사회에 봉사하고 나를 희생하는 것을 보람으로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학생시절에는 고학을 하면서도 친구의 학비까지 대줄 만큼 고생을 사서 하기도 했으며, 장교시절에는 고된 군생활에도 불구하고 야학을 운영하여 못 배운 젊은이들을 무료로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도령님이 가는 곳에는 학교가 세워지고 전도관이 부흥되는 것이었습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아주 철두철미하여 마음으로도 흐린 생각을 안 하려고 애를 쓰고 기를 썼던 것입니다. 어쩌다 흐린 생각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이 마귀새끼야, 너 같은 새끼는 죽어버려! 왜 그따위 생각을 해!’라고 하면서 머리를 시멘트벽에 들이받은 적이 수백 번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뇌진탕 직전에서 한두 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곤 했습니다. 사실 정도령님의 집안 내력을 볼 때 대머리가 없었는데 너무 자주 머리를 벽에 들이받다 보니 머리가 부어 올랐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머리카락이 빠져 대머리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정도령님은 평생 동안 낮잠을 자 본 일이 없었습니다. 특별히 할 일이 없거나 여유가 있을 때면 남의 집 마당이라도 쓸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낮잠을 자거나 쓸데없이 잡담을 하면서 노닥거리지를 않았던 것입니다. 심지어 몸이 아파도 방에 들어가 눕거나 안일한 마음을 갖지 않았습니다.

몸이 아프면 오히려 ‘이 놈의 마귀새끼야, 잘 되었다, 너는 아파 거꾸러져 ’라고 하면서 자신을 고소하게 생각하고 평소보다 더 힘든 일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언제 아팠더냐는 듯이 아픈 것이 없어져 버리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특히, 영모님 말씀이 하나님 말씀임을 아는 고로 내 생명보다 억천만 배 더 귀중히 여겼던 것입니다.

영모님께서 “기도가 끊어지면 안 되니 항상 기도를 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정도령님은 고지식하면서도 한편 순진한 면이 있었던 고로 그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깨어 있을 땐 물론 기도를 할 수 있었지만 잠잘 때는 어떻게 기도해야 될 지 아주 난감했습니다. 궁리끝에 정도령님은 잠자기 전에 먼저 기도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꿈에서도 기도하는 꿈을 꾸게 되고 안찰받는 꿈을 꾸면서 한 시도 하나님을 잊어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꼭 기도를 한 뒤 잠자리에 들었으며, 기도를 할 때마다 응답이 되어 확신속에서 잠을 잤습니다.

기도시에는 꼭 빠지지 않고 “하나님! 잠잘 때 호흡하는 것마저 기도하는 것으로 쳐 주시고 맥박이 뛰는 것마저도 기도로 쳐 주셔요” 하면서 간절한 심정으로 매달렸습니다. 밤이나 낮이나 기도가 끊이지 않는, 그야말로 기도로 일관된 생활을 함으로써 늘 하나님과 함께 하게 된 것입니다.

유사 이래 정도령님만큼 하나님을 향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기도로 일관된 생활을 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마냥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미지근하게 적당주의로 신앙생활을 했다면 결코 이긴자가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영모님이 단상에서 하신 말씀은 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대로 지키려고 애썼으며, 하나의 지상명령으로 여기면서 순종했습니다. 영모님 말씀이 하나님 명령임을 아는 고로 그대로 살지 않으면 큰 일이 나는 줄로 믿었던 것입니다. 자신에게는 물론 다른 사람들마저도 하나님 말씀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용납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당하고 있는 억울하고도 기막힌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고로 상대적으로 마귀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정도령님은 ‘죄’라면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했습니다.

전과 5범 사기꾼의 개과천선

정도령님은 이긴자가 될 때까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내 마음 같은 줄 알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아주 잘 믿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사기를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군생활 11년간의 퇴직금을 몽땅 사기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몇 년 뒤 정도령님의 돈을 사기친 사람을 우연히 길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금방 얼굴색이 창백해지면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 때 정도령님은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킨 뒤 식사라도 하고 가라며 식당으로 데려갔습니다. 식사 도중에 정도령님은 그 사기꾼에게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런 짓을 했겠느냐며 그 당시 정도령님 역시 너무 어려운 처지라 아주 난처했으나 지금은 발등의 불은 끈 셈이니 그 돈은 굳이 갚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정히 갚고 싶으면 여유가 될 때 갚으세요. 당신이 쓴 것이나 내가 쓴 것이나 매한가지니까 너무 큰 부담감은 갖지 마세요”하면서 오히려 친절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정도령님에게 사기를 친 그 사람은 황송해하며 쩔쩔매면서 몸둘 바를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의 전직이 중학교 교사였으며 사기 전과 5범의 불명예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참으로 형님과 같은 인격자는 처음 만났습니다”라며 이후부터는 형님이라 부를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후 그는 돈을 신문지에 싸가지고 정도령님을 찾아왔습니다. 정도령님은 그 돈을 안 받겠다며 거절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며칠 사이에 어디서 갑자기 그 돈을 벌어 왔을 리가 없으며 분명히 또 다른 사람에게 사기쳐서 가지고 온 돈이 틀림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도령님은 “이 돈을 마련하느라고 애를 많이 썼겠지만 또 다른 한 사람이 사기를 당하여 가슴 쓰린 고통을 받아야 할테니 그 사람에게 다시 돌려 주세요. 그런 일이 있었을 때는 매우 어려웠으나 지금은 그 돈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나는 한번 쓰라림을 맛보았으니 나로써 끝나야지 또 다른 사람을 괴롭혀서야 되겠어요? 꼭 그 돈을 갚고 싶으면 구멍가게라도 해서 몇 년이 걸려도 좋으니 직접 돈을 벌어 갚도록 하세요” 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한참 동안 회한과 감동의 눈물을 흘린 후 그 돈을 도로 갖고 갔습니다. 그리고 정말 구멍가게를 해서 돈을 벌어 그 돈을 갚았으며 그 뒤 조그만 공장을 세워 일약 떳떳한 사장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인간은 원래 악한 사람이 없으며 누구든지 참된 교육과 은혜를 입으면 개과천선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실례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정도령님은 학생들이나 교인들에게 도둑을 맞거나 사기를 당하면 그러한 일을 계속 고민하고 아까와서 속상해 하지 않고 ‘얼마나 없으면 그와 같은 짓을 했겠느냐? 네가 쓴 것이 내가 쓴 것입니다.’라고 생각을 돌려먹고 잊어버린 뒤, 이제라도 다시 새 출발하는 심정으로 노력을 했습니다. 사실 새 각오로 돈을 버는 것이 현명하지, 돌아오지도 않을 것을 계속 속상해하고 싸우게 되면 자신의 피만 더욱 탁해지고 썩어서 늙고 병들게 되며, 결국 죽게 되고야 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