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나’라는 것을 짓이기는 생활을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고 수십 년을 해 왔습니다. 밀실 안에서도 무서운 중노동을 하면서 피투성이 싸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싸움을 하였던 것입니다.

정도령님은 고기를 먹을 줄 모른다고 말하면서 고기를 일절 먹지 않았지만 해와 주님은 밀실 식구들이 심한 중노동을 한다 하시며 자주 닭고기를 사오셨습니다. 정도령님도 너무너무 고기가 먹고 싶었으나 마귀가 좋아하는 것을 먹어서 마귀의 기를 살려 줄 수 없는 고로 ‘고기를 못 먹는다’고 거짓말을 하고 김치만 먹었습니다.

그러나 일차(一次) 이긴자가 된 후에 정도령님이 고기를 먹으니 ‘조사장님이 이제 고기를 잡수십니까?’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이제 배웠습니다’ 하며 고기를 잘 먹으니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배가 고파서 밥을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즉시 식사하던 것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또 잠을 자는 시간이 되어서 졸리면 잠을 자지 않고 찬물로 목욕을 하는 등 잠을 깬 후에, 잠이 안 올 때 다시 잠을 청했던 것입니다.

또 정도령님은 생일 같은 것은 지내보지 않았습니다. 생일이 되면 어머니께서 미역국을 끓이시는 고로 일부러 생일이 되면 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나’라는 것이 육천 년 동안 하나님을 울리고 괴롭힌 원수마귀인 것을 아는 고로 ‘나’라면 저절로 미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반대생활을 평생토록 해 왔지만 밀실안에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철저히 비밀리에 실천했던 것입니다.

해와 주님께서 무서움을 없애는 연단을 시키시는데, 처음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밤중에 공동묘지에 가서 기도를 하고 오라고 하셔서 공동묘지에 가서 기도를 하고 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해와 주님께서는 사람을 미리 공동묘지 근처 숲속에 보내 놓고 밤중에 정도령님이 거기에 가서 기도하는 중에 모래를 던지게 하여 겁을 주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천성적으로 무서움이 없을 뿐 아니라 일생을 통해 수천 번 죽음의 고비고비를 넘어 두려움이 없어진 고로 무난히 이겨 나가니 나중에는 장사 지낸 지 3일 된 무덤을 파헤치고 관을 뜯어 시신을 들어내고 그 관 안에서 잠을 자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시키는 대로 밤중에 혼자 삽을 가지고 가서 무덤을 파고 관을 뜯어보니 목을 매어 자살한 시신이 누워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신은 눈을 크게 뜨고 혀를 길게 뽑아 늘어뜨리고 있는, 보기에도 흉칙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도령님은 아무 두려움없이 시신을 들어내고 그 관에 누워서 잠을 청하여 단잠을 쿨쿨 잤습니다. 한참을 자다가 하나님께서 깨워주시는 고로 일어나 원상대로 무덤을 정리해 놓고 오니, 그 이후에는 무서움에 대한 연단을 안 시키시는 것이었습니다.

순종하는 면에 대한 연단도 단계가 있는데, 처음에 남의 집 가마니를 도둑질해 오라고 하기에, 밤중에 몰래 남의 집 담을 넘어 가마니를 도둑질 해 오니 해와 이긴자는 “누가 도둑질 해오라고 했어! 도로 제 자리에 갖다 놔!” 하며 호통을 치셨습니다.

훔쳐 올 때는 갖다 놓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훔쳐왔기 때문에, 다시 들키지 않게 갖다 놓는 것은 더욱 힘들었던 것입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은혜자라는 사람이 왜 도둑질을 시킬까?” 하는 마음이 들텐데 정도령님에게는 그런 마음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날이 맑게 갠 쾌청한 일기인데도 해와 주님께서 “밖에 비가 오지?” 하면 “예” 하는 마음자세로 돌아가야지 “아닙니다. 날씨가 맑습니다.” 하면 ‘이유변명죄’가 되었던 것입니다.

한번은 해와 주님께서 “조사장, 전기세 줄 돈 20만 원을 왜 도둑질 해 갔어? 당장 가져 와!”라고 하셨습니다. 정도령님은 말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10원짜리 동전까지 다 털어 놓았으며 내 것이라고는 털끝만치도 없었고, 이 몸과 생명 전체를 하나님께 맡긴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도둑질하지 않았습니다” 하고 말씀드리면 ‘이유변명죄’가 되고, ‘이 결백을 알아주지 않고 이럴 수가 있을까?’하는 마음을 먹으면 하나님에 대하여 ‘의심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형제가 오해하면 몰라도 정도령님을 영적으로 키우고, 정도령님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해와 주님께서 이럴 수가 있을까 하는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면 ‘섭섭한 음란죄’에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입고 있는 의복도, 몸과 마음과 생명 모두가 다 「당신 것」을 「내 것」으로 알고 지금까지 사용하여 왔으니 도둑놈이 맞습니다. 이 시험을 이기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는 마음을 품으니 “꼴도 보기 싫으니 나가!”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이 ‘이겼다’는 뜻이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뒷걸음쳐 나올 때 딴 형제들은 ‘조사장이 젊잖은 줄 알았더니 도둑질을 하였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생각만 하면 자유율법에 걸리는 고로 생각의 자유가 없었습니다. 생각을 꽁꽁 묶어 놓고 하나님만 의식하고 하나님만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누가 이야기를 걸어오면 마음 속으로 ‘하나님, 이 형제가 지금 이 말을 하는데, 대답을 해도 되겠습니까?’ 하고 하나님께 여쭈어 보고 허락을 받고 나서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하니 행동과 말이 자연 조심이 되며 남보기에 머뭇거리는 것같이 보이고 바보같이 보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 길은 바보가 되어야 가는 길인 것입니다.

마치 굼벵이가 매미되는 과정과 같은 것인데, 굼벵이는 꼬투리 속에서 한동안 꼼짝않고 죽은 상태로 있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꼬투리 속에서 나와 날개가 달리고, 이슬을 먹고 노래를 부르며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탈을 쓴 상태에서 ‘하나님’으로 바뀌는 과정도 이와 같습니다. ‘나’라는 것이 마귀이므로 나의 몸을 묶어놓고 죽이라는 것이 아니고, ‘나의 생각’, ‘나라는 주체의식’을 꽁꽁 묶어 완전히 바보가 된 상태에서, 무슨 일을 당해도, 어떤 어려움이 와도 가사(假死)상태와 같이 죽은 상태에서 일정기간이 흘러가야 그 후에 변화가 오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 멋대로 살게 되면, ‘나라는 의식’이 마귀이므로 변화가 오지 않는 것입니다.

감정 자체가 죄인 것입니다. 그래서 영모님도 나무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나무와 같이 감정이 없어지기 위해서 ‘나’라는 것이 노력을 해서는 절대로 되어지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순종만 하면 하나님께서 오셔서 마귀를 죽여 주시고 자유율법을 대신 지켜 주시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라”는 해와 주님의 말씀을 따라 밤새도록 기도를 하였는데도 그 다음 날 “왜 기도를 하나도 안 했느냐?”고 야단을 치시며 지적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정도령님이 “밤잠도 자지 않고 밤새도록 기도하였습니다” 하고 말씀드리게 되면 ‘이유 변명죄’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 기도를 하게 되는 것인지 가르쳐 주지도 않고 무조건 기도를 안 했다고만 하시니 누가 이 길을 가겠는가?  

이와 같이 아무리 애를 쓰고 기를 써도 되어지지 않는 고로 내가 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이 길을 갈 수 없으니, 나는 포기를 해 버리고 “하나님이 오셔서 하나님께서 하나님께 기도해 주세요” 하였던 것입니다. 그제야 바라보이시는 영모님께서 “그래 그래, 바로 그거야!” 하시는 듯 싱글벙글 웃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나’라는 것이 기도를 해도 죄가 되고, ‘나’라는 것이 하나님께 맡겨도 죄가 되고, ‘나’라는 것이 하나님을 믿어도 죄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마음으로 자유율법을 지켜나가니 그 때부터는 미끄럼타듯이 쉽게 되어졌습니다.  

‘나’라는 것이 하나님께 전체를 맡기면 마귀가 맡긴 것이 되므로 하나님께서 받아주지 않으시고 또한 죄가 되므로, 하나님이 오셔서 맡겨주시고 맡긴 것을 또 맡겨 주시고, 이 맡긴 것을 또 맡겨 달라는 마음상태를 가져야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나 용어는 여기 와서 처음 들어보는 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