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추가발굴작업 불투명… 유가족들 실망

부천 모종교단체 신도살해 암매장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경재)는 26일 오전 8시30분부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산10 일대 인근 야산에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 신도 3명에 대한 사체발굴작업을 11시간여 동안 벌였으나 사체 발굴을 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검찰은 이날 지난 87년 2월 각각 실종된 안모씨(당시 37세)와 김모씨(당시 36세·여), 그리고 지난 84년 8월 실종된 김모씨(당시 35세) 등 실종신도 3명에 대한 사체 발굴을 위해 심재천 검사 지휘아래 굴착기 2대를 동원해 산책로 주변 일대를 중심으로 암매장 추정 지점에 대해 발굴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암매장했던 시점이 16년과 19년이 각각 지난 뒤여서 나무와 숲이 우거진데다 피의자 진술에 의존한 암매장 지점이 정확하지 않아 끝내 사체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찰은 실종 신도 모두 공소시효가 지난 88년 이전의 희생자들이지만 사체발굴을 통해 살인교사혐의로 구속된 모종교단체 지도자 C씨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사체 발굴작업을 벌였다.
검찰의 사체발굴작업을 현장에서 지켜본 실종신도 가족들과 ‘모종교단체 실종자대책협의회’ 회원 등 10여명은 발굴작업 내내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초조한 모습으로 지켜보다가 끝내 사체 발굴이 되지 않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산을 내려왔다.
검찰은 이날 사체발굴작업을 끝으로 추가 발굴작업은 하지 않기로 해 암매장된 실종신도 3명의 사체발굴은 미궁속으로 빠질 공산이 매우 커졌다.
현재 실종자대책협의회장으로 맡고 있는 실종된 안씨의 동생(40)은 “10여년이 훨씬 지난 오래 전의 일이지만 당시 암매장했던 범인이 부천에 거주해 암매장 장소에 대한 지리에 익숙해 사체발굴을 기대했었다”며 “사체발굴이 안돼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안씨와 같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자 김씨의 가족들도 “제발 사체만이라도 나와 억울한 주검의 진실을 말해주길 바랬는데…”라며 끝내 말문을 잇지 못했다.